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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홍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엇박자'다. 이명박 정부 집권 초반, 18대 국회 거대여당의 첫 원내 지도부 두 사람이 얼마 만큼 손발을 잘 맞추느냐가 현 정권의 집권초반 성적표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도 한 배를 탔다. 러닝메이트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거취 역시 함께일 수밖에 없다. ·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 투톱의 관계만큼 '홍준표-임태희' 궁합은 여당의 순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원외인 박희태 대표의 초반 당 장악이 원할하지 않자 두 사람이 당내 현안 및 정책을 주도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신주류'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민감한 현안과 정책을 두고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고 이런 두 사람의 엇박자가 당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이다.
가장 큰 이슈인 종부세 완화 문제에서 두 사람은 입장이 엇갈렸다. 더구나 홍 원내대표 스스로 임 의장과 종부세 관련 입장 차가 없다고 했는데 임 의장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간극을 드러내면서 홍 원내대표는 머쓱해졌다. 24일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 홍 원내대표가 "중부세 세제 자체는 잘못됐고 앞으로 재산세와 통합해 폐지하는 게 맞지만 서민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안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고 기자들과 만나선 "종부세 과세기준을 6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논의 되고 있다"고도 했는데 임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뒤집었다.
임 의장은 과세기준 6억원 유지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한 바 없다"고 못박았다. 회견에 배석한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도 "정부보다 당이 좀 천천히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정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임 의장은 "오늘 오전에 있었던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도 큰 틀에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엔 홍 원내대표가 임 의장의 주장을 뒤집었다. 홍 원내대표는 2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원회 분위기도 신중론과 원칙론이 반반"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는데 이는 "큰 틀에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는 임 의장 주장과는 온도차가 있다.
홍 원내대표가 제기한 연말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 문제가 터졌을 때도 임 의장은 홍 원내대표에게 비판적 입장을 취했었다. 18대 첫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고 곧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이처럼 여당 원내 지도부 두 사람의 엇박자가 계속될 경우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