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계가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권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보수진영은 연일 어 청장의 사퇴 반대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전국연합, 재향군인회 등 200여 개의 범보수단체들이 모인 연합체 애국시민대연합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어 청장 해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불교계가 경찰청장 해임까지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경찰이 총무원장 스님의 차량을 검문한 것이 발단이 돼 경찰청장 해임요구가 나왔다면 정부는 이를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애국시민연대 김병관 공동대표는 같은 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권력에 최일선 보루인 경찰이 특정 종교단체 요구대로 해임된다면 국가 기강이 제대로 설 수 없다"며 어 청장 퇴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나라당 내에서 어 청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정당에서 정치적인 보루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청와대나 한나라당이 무기력하게 그 촛불 난동 세력에 대응했는데 그래도 경찰이 힘겹게 막아냈다. 그 과정에서 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정치적인 어떤 그런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행동본부도 전날일 7일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이 경찰청장을 몰아내면 국민은 한나라당을 몰아낼 것"이라며 한나라당 내에서 여론에 밀려 어 청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비판했다. 국민행동본부는 "외롭게 촛불 난동을 진압한 경찰 총수를 희생시킨다면 이보다 더한 대규모 좌익 폭동이 일어날 때 과연 경찰이 용감하게 진압하겠는가"반문하며 "한나라당은 촛불시위대에 굴종하고 경찰을 압박했던 비겁자들이다. 경찰 총수를 희생양으로 바칠 생각을 접고 한나라당이 희생하여 용감한 공무원들을 보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도 앞서 4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불교계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여 어 청장을 파면하면 촛불난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주동세력에 항복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어 청장 퇴진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