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 편향 논란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충남 예산 수덕사 주지 옹산(翁山) 스님은 7일 이명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향후 불교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옹산 스님은 이날 법장(法藏) 전 조계종 총무원장 열반 3주기 추모 다례식 후 인사말을 통해 "요즘 종교 편향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 대통령은 전혀 종교 편향이 있는 분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옹산 스님은 "종교 편향 논란은 일부 공무원 때문에 오해가 빚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잘 풀릴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불교계 공식 행사에서 나온 옹산 스님의 이같은 발언은 종교 편향 논란에서 촉발된 새 정부와 불교계간 갈등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옹산 스님은 또 불교계의 이 대통령 사과 요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지난번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지시한 (공직자 종교 편향 근절) 발언이 사실상 사과의 의미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5일 "공직자들은 종교문제와 관련해 국민화합을 해치는 언동이나 업무처리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관련 부처에서 법과 제도적인 개선책을 강구하라"고 청와대 참모진에 지시했다.

    이날 행사 후 7개 본산 주지스님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이 대통령과 법장 스님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당선 이전에도 "법장은 내 친구"라고 자주 소개해왔다. 주지 스님들의 대화에서는 "법장 스님이 열반했을 때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이 대통령이 조사를 했는데 당시 현장에 해무리가 떴다"는 등의 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수덕사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부처 업무 보고와 현장시찰을 위해 충남 지역을 방문하던 중 예정에 없이 수덕사를 깜짝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18일 입적한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 조문을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특정 종교시설을 찾은 것. 이 대통령은 분향을 마친 뒤 옹산 스님에게 "(내가) 원담 큰스님의 제자인 (조계종 전 총무원장) 법장 스님과 보통 인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4월 수덕사 제 20대 주지에 취임한 옹산 스님 진산식에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축사에서 "모든 중생이 부처가 돼야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늘 우리 시대에서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가난과 고통, 질병에 시달리는 국민이 단 한사람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민 모두 잘살고, 따뜻한 사회, 그리고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진하겠다"고 뜻을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