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2일 임금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임금은 기본급 8만5000원(기본급 대비 5.6%) 인상하고, 성과급은 300%에 300만원을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쟁점이었던 주간 연속 2교대제는 내년 9월부터 전 공장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내년 9월부터 시행되면 현재 오전·오후에 걸쳐 각각 10시간씩 근무하는 '10+10 근무제'에서 오전조 8시간·오후조 9시간 근무하는 '8+9 근무제'로 전환돼 밤샘근무 시스템이 없어지게 된다. 오후 근무조는 근무에 들어간 다음날 새벽 0시 50분에 업무가 종료돼 실질적으로 67년 현대차 창립 이후 41년만에 자정 이후 근무하는 심야근무가 사라지게 된 셈. 지금까지는 주간조(오전 8시~오후 8시50분)와 야간조(오후 9시~이튿날 오전 8시)로 나눠 일주일씩 번갈아 가며 일해 왔다.

    그러나 '일은 덜하고, 돈은 더 받는 노조'를 두고 '떼법 노조'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새 근무 형태 도입으로 공장 가동은 하루 3시간씩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 봉급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경영 부담은 회사 측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노조 측은 근로자들이 근무시간 중 열심히 일해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하지만 현실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새 근무시스템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중소 협력업체들이 피해를 입게 될 상황이다. 당장 내년 1월 전주 공장부터 새 근무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기로 했는데 보조를 맞춰야 하는 중소 협력업체로서는 생산 라인 조정과 신규 투자 등에 걸리는 시간이 촉박하고, 여건도 마련돼 있기 않기 때문.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글을 올린 네티즌 'polargom'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직장이 대기업 노조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꼬았고, '산속사람'은 "우리나라 경제의 무너짐은 현대로 말미암을 것이고, 현대의 무너짐은 노조가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jkj5802'는 "현대차는 척추가 없는 무골충인가, 귀족노조는 배불러 죽고, 비정규직은 영양실조로 굶어죽고, 회사는 골병들어죽고…회사가 망하면 그 빚을 공적자금으로 온 국민이 뒤집어 쓰면 된다는 배짱 아니냐"고 질타했고, '떡방앗간'은 "연례 행사처럼 파업하는 노조나, 파업하면 요구조건 그대로 다 들어주는 경영주나 다 똑같다.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인데 이러지 말고, 회사를 정리해 버려라. 당신들 같은 회사는 필요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uuglee'는 "현대차 노조는 차라리 가만히 누워서 놀면서 봉급이나 받아먹어라"고 일갈했고, 'redkr07'는 "당신들이야 좋겠지만 뒷감당 해야 하는 하청업체와 현대차 소비자들은 도둑맞은 기분이다"고 개탄했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 4만3800여 명은 4일 전체 노조원 찬반 투표를 거쳐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