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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다시 뒷걸음질 치고 있다. 대통령 부인 사촌언니의 공천을 미끼로 한 금품수수, 한나라당 유한열 상임고문의 군납청탁 비리,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장의 금품 살포. 한 달 새 여권, 그것도 정권 핵심부에서 비리가 세건이 터지는 호기를 맞고도 민주당 지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고민일 수밖에 없다. 자당 소속 의원의 비리 사건까지 터졌고, 더구나 수뢰혐의를 받고 있는 김진억 임실군수가 수사무마 명목으로 민주당 지도부 등에 억대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설까지 나오면서 오히려 코너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타결되는 듯 했던 18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또 결렬된 점도 부담이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국회 등원 조건으로 약속했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원구성 협상이 안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원혜영 원내대표가 김형오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에 덜컥 합의한 터라 원구성 결렬의 모든 책임을 한나라당에 돌리기는 명분도 약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지율 급락은 민주당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들고 있다. 14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16.8%로 기록됐다. 7월 중순 30%대까지 올랐던 지지율이 3주만에 다시 지난 대선 당시 지지율로 돌아간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 40%대에 안착했다. 3주전 조사(7월 23일 발표. 리얼미터)에서 5.3%P에 불과했던 양당 지지율 격차는 이번 조사에서 24.2%P로 크게 벌어졌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대여 관계에서 지도부의 혼선 노출"로 분석했다. 원구성 협상을 두고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투톱간 불협 화음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이 지지율을 반등시킬 만한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원구성 협상은 어느 한 쪽의 양보 없이는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고, 검찰이 김재윤 의원의 외국 영리병원 인허가 로비 의혹 사건을 겨냘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더 코너로 몰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조사는 8월 12일과 13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