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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원혜영 원내대표 면전에서 자당의 원내지도부 활동에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장외투쟁을 하던 민주당이 국회 등원을 결정하게 된 것은 자당에서 요구하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양당은 곧바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위한 국회 특위를 구성하고 개정 작업을 했지만 지금껏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원 원내대표가 11일 김형오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에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자 정 대표는 잔뜩 화가난 모양새다. 원구성 협상 결렬과 장관 임명 강행 등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및 재발방지 요구를 해왔으나 원 원내대표가 김 의장의 유감표명 선에서 매듭지으며 한 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선 "너무 물러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 원내대표도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지적을 시인했지만 정 대표 등 지도부는 원 원내대표의 협상에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 원내대표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의원총회가 원내대표 주재로 소집되는 회의였지만 정작 원 원내대표는 취재진에 공개된 회의에서 발언을 하지 않았고 정 대표만이 모두발언을 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 원내대표를 면전에 두고 "한나라당이 국민을 속이는데 야당은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이냐"며 불만을 쏟았다. 정 대표는 "어제 국회의장이 원내대표들을 오시도록 해 의논을 하고 거기서 가축전염병예방법 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기로 얘기가 됐던 것 같은데 특위 시한을 연장하면 거기서 성과가 나와야 할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정 대표는 "며칠전 회의 장면을 방송을 통해 보니까 한나라당 의원들의 특위 발언은 '과연 저 사람들이 야당과 등원에 합의하고 특위를 만든 사람들인가' '진정성이 있는 사람들인가' '저 사람들은 야당을 속이고 국민을 속이겠다는 사람들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졌다"며 "이건 아니다. 특위는 법을 개정하자고 만든 것인데 개정을 안하면 특위를 왜 만들었나. 그냥 장식품으로 만든 건 아니지 않느냐"고 거듭 목청을 높였다.
그는 자당 원내 지도부를 향해 "아무 성과도 없이 세월만 보내고 끝내겠다는 것은 안된다. 우리도 속고 국민도 속는 것이다. 우리가 거기에 속아 넘어갈 정당인가"라고 반문한 뒤 "가축법 개정에 꼭 성공해야 하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약속 아니냐. 한나라당이 국민을 속이려 하면 우리가 그짓을 못하게 할 책무가 있고 확실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꾸짖었다. 정 대표는 이어 "이런 문제에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갖고, 81석이지만 우리는 제1야당이고 국민을 위해 해야할 책무가 분명히 있다"며 "그냥 여당한테 끌려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