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책임을 지고 경질했던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공석 중인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명박 인사'에 또 논란이 붙을 조짐이다.

    청와대는 곽 전 수석을 내정해 놓고도 '회전문 인사'란 부담 때문에 공식 발표를 미룬 채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곽 전 수석을 임명할 경우 회전문 인사 비판에서 비켜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국정운영 실패 책임을 지고 곽 전 수석과 함께 경질된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환율정책 실패를 이유로 경질됐던 최중경 전 1차관은 필리핀 대사로 각각 임명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장영섭 검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했다.

    여권에서조차 '보은인사'라 비판하고 있는 상황인데 곽 전 수석마저 다시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은 정국을 또 폭풍 속으로 밀어넣는 악수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지난 6월 청와대 비서진 대폭 경질도 결국 촛불 민심을 비켜가려는 '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곽 전 수석의 미래기획위원장 내정설이 보도되자 민주당은 즉각 반응했다.

    김현 부대변인은 11일 '이명박 정권은 청개구리 정권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곽 전 수석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반대해 경질된 사람인데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지난 6월 19일 이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이 부재했다며 3번 사과를 하면서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하고 국민을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 반성문을 쓴 지 두달도 되지 않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인사들이 재투입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은 사람이 그렇게도 없느냐"며 "미래전략과 사회통합, 미래외교, 미래환경 등을 다룰 미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대운하 3인방'이자 '공기업 민영화'를 무리하게 밀어붙여 여당과 마찰을 빚고 경질된 사람을 내정한다니, 브레이크마저 고장난 자동차를 몰고 전력질주로 달리는 국정 운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김 부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곽승준 위원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이 정권은 '청개구리 정권, 거꾸로 정권, 사기꾼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과거 곽 전 수석이 이 정권의 국정 난맥상을 '마라톤 코스에서 1km 정도 뛰다 장애물을 만난 형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곽 전 수석은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본인임을 명심하고 자중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