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5일 서울에서는 부시 '환영집회'와 '방한반대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재향군인회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374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부시 환영 애국시민연대'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부시 환영 문화제'를 열고 한미동맹강화와 반미 촛불집회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보수집회로는 가장 수가 많은 1만 5000여 명(경찰추산)이 참여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미국은 한국의 우방이자 혈맹"이라며 "대한민국 안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또 "친북 좌파 세력이 활개치고 있다"며 "거짓선동으로 시작된 촛불은 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시 환영 집회가 열리는 시청광장에서 불과 350여 미터 떨어진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참여연대· 민주노총· 광우병대책회의 등의 주최로 1300여 명(경찰추산)이 모인 가운데 부시 방한 반대 및 쇠고기 재협상 촉구 90차 집중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하며 한미동맹 파기를 촉구했다.

    불법집회에 엄정 대응 방침을 세운 경찰은 이날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227개 중대 2만 4000여 명을 동원 양측 집회를 통제했다. 양측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시청광장과 쳥계광장으로 가는 길목에 전·의경을 배치해 만일에 대비했다.

    다행히 우려되던 양측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과 촛불 시위대의 대치는 이날도 이어졌다. 불법 야간시위를 하지 않기로 한 보수단체 측은 날이 어두워지자 곧바로 해산했지만 부시방한반대 집회 측은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복하며 맞선 것. 경찰은 3번의 해산명령을 하고 곧바로 전·의경을 청계광장에 투입 집회해산을 시도했다. 이에 시위대는 거리행진을 시도하며 경찰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30여 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대에 색소가 섞인 물대포를 발사하며 적극적으로 해산을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