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원구성 협상 결렬에 민주당은 '이명박 책임론'을 꺼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에 이르렀던 원 구성 협상이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되면서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했다며 격앙된 상태다. 이 대통령의 사과 없이는 국회 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강경책까지 꺼냈다. 5일에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을 코너로 몰았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여야가 합의한 특위를 통한 장관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장관 임명을 강행할 방침이라는데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없는 장관 임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장관 임명을 강행한다면 국회 파행을 비롯한 이후 발생하는 사태의 책임을 청와대가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원내 활동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있고,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것까지 전화 한통으로 파기시켜 국회 정상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야당은 원구성 협상도 청와대와 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원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원내대표도 당 대표도 아닌데 제왕적 총재 시대의 대통령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며 "정당 민주주의와 삼권 분립에 위배되는 이 대통령의 국회 개입은 즉각 중단해야 하고, 청와대는 여야 합의를 청와대가 개입해 파기한 데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라"고 요구했다. 그는 앞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사과도 촉구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한 것을 무산시키려 하는데 이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국회를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고 대화정치를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한 말은 어디로 갔느냐"고 꼬집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CBS 라디오에 출연, "여야 대표가 합의한 것을 청와대에서 깬 것은 유신시대에도 없었던 폭거"라며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의회 정치를 무너뜨리는 그야말로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