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구성 협상 결렬과 관련, 청와대 등 안팎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책임론이 일 조짐이 보이자, 박희태 대표는 홍 원내대표를 적극적으로 두둔하며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홍 원내대표는 있는 힘을 다해 지략을 짜 원구성에 노력했으나 끝내 성공하지는 못했다"면서 "야당이 하나를 요구해서 들어주면 두개를 요구하는 백화점식 요구를 하고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고 원 구성 협상 결렬의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그는 "과거 내가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하던 시절 항상 상대당은 시골사람이 대목장을 보듯 엄청난 요구를 했다"며 "협상은 논리로 하기보다 설득과 노력이 필요해 어렵다. 나도 원내총무 시절 다 합의를 하고도 상대 측이 잠깐 전화좀 하고 온다고 하고 나가 돌아오지 않은 적도 있다"고 홍 원내대표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박 대표는 당내 비판을 염두에 둔듯 의원들을 향해 "합의됐다가 깨졌다고 졸속 아닌가라고 생각은 안하겠죠"라고 반문한 뒤 홍 원내대표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열심히 잘 했고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엄청난 것들을 견뎠다"고 두둔하며 "전통적으로 여야간 개원 협상은 매끄럽게 원샷에 된 일이 없으니, 조금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잘 풀릴 것"이라고 홍 원내대표를 격려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비공개 토의가 있기 전 항상하던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아 다소 위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했다. 이날 공개 발언은 박 대표, 임태희 정책위 의장, 안경률 사무총장, 김용태 의원의 순서로 진행됐고 홍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자리에서 나오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회 원구성 문제는 국회 사항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조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다만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는 청와대가 당사자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했어야 했는데 원구성 문제를 협상하는 당일(7월31일)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를 연계해 나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해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