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구성 협상 막판결렬 이후 수세에 몰린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4일 "강물에 배만 뜨면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를 띄우는 과정은 참 어렵다"며 원구성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에서 원구성 협상 결렬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를 띄우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양보와 희생은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동안 밝히지 못한 협상과정의 일들을 오늘 의원총회 비공개에서 말씀 드리고 오해를 풀도록 하겠다"면서 "오해와 불만 사항을 다 말씀드리고 그간 당청간의 오해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이번주부터 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의원님들의 상임위 배정은 확정할 것"이라며 "원내대표끼리 모여 지난 목요일 오후에 한 협상내용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므로 그것을 기준으로 상임위원장 배정을 우리 내부적으로 최고위원님들과 의논해서 내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박희태 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열심히 잘 했고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엄청난 것들을 견뎠다"고 두둔하며 "전통적으로 여야간 개원 협상은 매끄럽게 원샷에 된 일이 없으니, 조금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잘 풀릴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개원 협상 때는 워낙 많은 것을 백화점 식으로 요구하는 것이 한국 정치의 관례가 되다시피 했다"면서 "대목장을 보러 온 사람처럼 한 보따리씩 사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런 강박관념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회 원구성 문제는 국회 사항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조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다만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는 청와대가 당사자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사전 조율이 있어야 했는데 원구성 문제를 협상하는 당일(7월31일)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를 연계해 나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해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