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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에 새로 입성한 한나라당 새내기 국회의원들의 보좌진 `군기잡기'가 한창이다. 한 초선 의원은 최근 보좌진의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7시로 대폭 당겼다. 청와대의 `얼리 버드(early bird)'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는 것. 이 소문이 퍼져나가자 보좌진 출근 시간을 당기는 의원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당장 보좌관 진영 주변에선 "일찍 출근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능률만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다른 초선은 자율적으로 시행하던 주말 근무를 당번제로 바꿨다. 일요 근무를 아예 의무화하는 방도 한두곳이 아니라고 한다. 매일 저녁 당번을 정해 뉴스 모니터링을 하고 다음날 보고하도록 하는 초선도 있다. 월급 가운데 일정액을 사무실 운영비로 갹출하는 사례도 전해진다.
의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임이 잦아지다 보니, 다른 의원 보좌진과 노골적으로 비교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 같은 `군기잡기'가 사실 이번 국회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과 거의 한 몸처럼 일해야 하는 것이 보좌진의 숙명이다 보니, 이전에도 의원의 성향에 따라 일주일씩 의원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거나 아예 회관 사무실에서 밥까지 짓고 생활해야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다만 이번 국회에선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의욕은 앞서고 할 일은 마땅치 않은 초선 의원들이 일단 내부 군기잡기부터 하는 사례가 눈에 자주 띄고 있다.
15대 때부터 의원회관에서 생활해온 한 보좌관은 3일 "특히 이번 초선들이 유난한 것 같다"면서 "전체적인 청와대 기조가 `얼리버드, 노 홀리데이(no holiday)'다 보니 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초선 의원실로 자리를 옮긴 한 보좌관은 "사실 이럴 줄 몰랐다"면서 "본인들도 국회에 처음 들어와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다보니, 자꾸 비슷한 동료 의원들과 상황을 비교하게 되고 전체적인 요구사항만 이것저것 늘어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