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언론과 여론의 관심 대상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는데 그의 발언은 곧바로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박근혜 전 대표 옆자리에 앉아 주목을 끌었는데 공개된 회의에선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뒤 이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말문을 열었다. 

    취재진의 질문은 '정권 위기설'에 대한 것이었다. 정권 위기설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의원은 "그런 위기는 항상 있었다"고 답했다. "위기를 너무 과장되게 얘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조그만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매일 어려운 일이 생긴다. 그런 것이 위기라면 어떻게 견디느냐"고 말했다. 야권이 주장하는 외교·안보 라인 경질 주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응했다.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나라의 형편을 살피고 연일 터지는 사건사고에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해 대책을 내놔도 모자랄 판인데 대한민국을 회사에 비유하며 국가적 위기 사태가 별 문제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니 과연 대한민국의 운명에 대한 단 일분이라도 진지한 고민을 해보고 한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5개월 동안 무능력, 무책임, 아마추어식 국정 운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경제는 엉망이고 연이은 외교망신으로 나라 체면까지 말이 아닌데 이것이 위기가 아니면 제2의 IMF라도 와야만 위기라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집권 5개월 만에 대한민국 시계가 3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총체적 국가 위기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시도 때도 없이 아무 곳에나 낙하산을 투입해 나라 근간을 흔들고, 집안 싸움으로 망신을 자초하면서 수치심도 모고 희희낙락, 자화자찬하는 모양새에 국민은 분노를 넘어 정신건강까지 악화되고 있다"며 "'만사형통' 이상득 의원은 나서지 말고 제발 조용히 계시라. 국민은 '위기가 항상 있었다'는 무사안일한 상황 인식에 그저 허탈하고 참담할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