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의 공식 대화 채널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30일 열렸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중단 돼 이날 다시 부활한 최고·중진연석회의 참석대상은 최고위원 7명 및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4선 이상 중진 의원 13명 등 모두 22명이다.

    국회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첫 마이크를 잡은 박근혜 전 대표(4선)는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 옆자리에 앉은 친이계의 원로격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6선)은 박 전 대표가 모두발언하자 마이크를 잡아주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박희태 대표 역시 "참으로 좋은 날이다. 화합의 기운이 방 안에 가득 차는 것 같다"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손에 손잡고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인 책무를 수행하는 데 전심전력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또 박 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먼저 한 말씀 하시라"고 재차 권하며 예우했다.

    최고위원회의 운영 방식에 항의해 일주일간 당무보이콧을 선언했던 정몽준 최고위원도 이자리에서 "한나라당 가족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있어서 기쁘다"면서 "한나라당이 국민이 원하는 일을 차질없이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아주 기분이 좋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연석회의 부활이 자칫 세력 다툼이나 최고위 권한 무력화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일각의 시각을 의식했는지 "오기 전까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부의장은 "어르신들이 말씀하기 꺼려하는데 혹자는 '계파 갈등이 확대돼 싸움의 장이 될 수 있다' '최고위원회 권위와 의결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석회의가 현장 경험, 경륜과 정치상황 등을 논의하면서 회의에 전하면 소통의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박 전 대표 말대로 오직 국가와 당을 위해 중진의 의견을 모으고 대화의 한 밑거름이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 및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복당이 결정된 친박계 김무성, 박종근, 이해봉 의원(이상 4선)이 참석했다.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6선)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