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철현 주일 대사가 일본 외교의 특징을 설명하며 '섬나라'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돌연 발언을 취소해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권 대사는 21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일본의 독도 교과서 명기 등의 현안을 긴급 보고 하면서 일본을 "섬나라"라고 지칭했다.

    권 대사는 "일본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섬나라들이 가지는 특이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고립을 굉장히 싫어한다. 또 대륙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엄청나게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데 따라서 그들이 고립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을 우리가 역이용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권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주재국 대사로서 너무 강경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권 대사는 고립되기 싫어하는 일본의 성격을 이용하기 위해 6자 회담이나 한·중·일 정상회담 문제도 꺼내고, 일본 총리 방한도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설명이다. 권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외교관이 그런 정도 발언을 해두고 나면 나머지는 직업 외교관들이 그 문제를 처리해나가는 그런 것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권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특별히 지적할 점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후 권 대사는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을 통해 내용이 아닌 사용 용어를 취소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차 대변인은 "본인이 섬나라라는 용어를 쓴 것은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내용과 상관없는 '섬나라' 용어를 취소했다는 것은 이 용어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차 대변인은 이 용어 취소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섬나라'라는 용어가 외교적 수사로는 부적절했기 때문으로 짐작하고 있다. 외교부에서는 일본을 '섬나라'로 지칭한 전례가 거의 없고 이 표현은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일본을 비하하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