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긴급현안질의가 열린 18일 촛불집회 진압논란 논의과정에서 고 김두한씨가 거론되고, 그의 딸인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이 발언 당사자의 사과를 촉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통합민주당 조배숙 의원이 폭력진압 논란을 비유하는 과정에서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이 촛불집회에서 경찰에게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건장한 청년 수십명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쌍방 폭행이라고 얘기하는데, 안 의원이 무슨 김두한이냐, 시라소니냐"고 경찰을 비난한 것.

    그러자 김 의원은 조 의원이 안 의원을 김두한씨에 빗대 말한 것을 경찰에 빗대 말한 것으로 오해, 발끈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경직된 얼굴로 단상에 올라 "민주당 조 의원이 총리를 상대로 질의하던 중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을 폭력집단에 비유했다"면서 "조 의원의 적절한 사과와 해명이 없으면 좌시할 수 없다. 내 마음을 풀어주지 못한다면 법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폭력을 휘두르는 대표적 상징으로 김 전 의원을 거론해 고인을 먹칠하고 유족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줬다"며 "그것도 김 전 의원의 딸인 내가 본회의장에 앉아있는데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이 발언이 민주당의 입장인지 개인의 입장인지 밝혀주고 속기록에서 이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아버지는 일생을 의리와 뚝심으로 살아왔고, 약한 자 편에서 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김 의원의 오해를 풀기 위해 의장석에 앉았던 문희상 국회부의장은 "장군의 아들, 협객 김두한 선생을 잘 알고 있다"고 추켜세우며 "조 의원이 충분히 이해하고 사과할 수 있죠"라고 화해를 중재했다.

    이에 조 의원은 곧바로 신상발언을 통해 "유족에게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줬다면 사과한다. 결코 김 의원 부친의 명예를 훼손하고자 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공개사과했다. 다만 조 의원은 "아까 비유할 때 경찰이 (김 전 의원이)아니고 안 의원이 그런 것이냐고 한건데 그 부분은 김 의원이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 부의장 역시 "김 의원님 이제 충분한 사과가 됐다고 보시죠"라며 거듭 김 의원을 달래주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