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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어업협정 파기를 요구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단순논리적 발상"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1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999년 한·일 어업협정 당시 배타적경제수역(EEZ) 기점을 울릉도로 설정했고, 독도는 중간수역으로 했는데 당시 국제법상 개념이 아닌 중간수역 설정에 많은 분들이 잘못했다고 지적했다"며 한일 어업협정 파기를 주장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외교전문가라고 준비된 논리라 하는가 본데 전문가 의견을 검토한 것을 기초로 말하면 정 의원의 발언은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르는 단순논리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주장을 "이 정부가 워낙 개념이 없어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며 "그 주장의 배경은 독도를 중간수역에 포함해 이것이 시비의 명분을 주고 있기에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해야 한다는 것인데 국제사법재판소에는 영유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례가 나와있고 이것은 한일어업협정을 체결할 때 이미 한국헌법재판소에서 판결 내린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제법 학자들이 한일 어업협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면서도 "집권여당은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어업협정을 파기하자는 주장은 학술적으로 학자들이 일부 얘기할 수는 있지만 정치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이는 독도 문제를 해결하자면서 (일본에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는 명분을 주는 대단히 위험하고 전략적으로도 미스"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한일어업협정을 일방 파기했을 때 경제적 대안이 있는가도 문제고 국제법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가 독도 방문을 새치기 하고 또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얘기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과 김 최고위원은 잠시 한 배를 탄 적이 있다. 2002년 대선 전 김 최고위원은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당시 정 후보의 협상대표로 그를 도왔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정 후보가 이끌던 국민통합21에 입당했다. 그러나 정 후보가 패하며 당시 정치적 주가가 높았던 김 최고위원 역시 정치적 미아가 됐고 5년이 지나서야 민주당에 다시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김 최고위원은 껄끄러운 관계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지도부 입성 뒤 봉하마을을 찾아 '구원(舊怨)'을 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