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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11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찾았다. 당 지도부의 노씨 공식 예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회의도 노씨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열었다.
대선과 총선에서 노무현 색을 빼려던 것과는 매우 상반된 행보다. 이는 최근 노씨의 인기가 퇴임 뒤 높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주문대로 2010년 지방선거를 재집권의 교두보로 삼고 준비 중이다. 김 전 대통령은 10일 민주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민주당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될 일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지했던 분들을 하늘처럼 모시는 것"이라며 지지층 복원을 주문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매우 중요하다"며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대선 전 표를 의식해 거리를 뒀지만 이제 노무현 지지층을 다시 끌어안아야 하는 입장이라 민주당은 이번 김해 방문을 통해 전통적 지지층 복원과 영남 끌어안기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을 영남 출신 인사로 임명해 영남 끌어안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정세균 대표는 이날 김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이 영남지역 당원 동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영남 지역 국민 여러분의 성원을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영남에 우선순위를 두고 방문했다"며 "당을 운영하는 데 이런 정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지도부의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다"고 밝혔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앞으로 경남권 발전을 위해 당의 정책역량을 동원하겠다"고 했고 송영길 최고위원은 "이번 방문의 의미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되찾은 10년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확인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송 최고위원은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뵈었고,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찾아 뵙는다"고도 했다. 박주선 최고위원 역시 "오늘 봉하마을을 찾으며 모든 미움과 아쉬움을 털어버리는 계기로 삼고 당내통합과 영호남 통합이 이뤄지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노씨 최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도 "오늘은 아주 기쁜 날이다. 고향에 돌아왔다"며 "부산·경남은 야당의 도시였다. 야당과 민주당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김해 방문은 7·6 전당대회에서 안희정 최고위원이 당선되는 등 당내에 여전히 친노세력의 영향력이 건재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고 지방에서 개최하는 첫 최고위원회의를 호남이 아닌 영남에서 한 것도 '영남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