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쇠고기 파동 책임을 물어 3개부처 장관을 경질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정안정 여론에 힘입어 유임됐으며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도 교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야권의 강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민주당은 "오만한 개각"이라는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당초 한 총리를 비롯한 5∼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이상의 개각이 예상됐지만 정국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교체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의 강 장관 교체 요구는 최중경 기재부 1차관을 경질하는 '0.5 경질'로 대신했다. 쇠고기 파동 주무부처 장관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 국고 모교지원 논란을 일으킨 김도연 교육과학기술, 쇠고기 파동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경질됐으며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안명만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 유임과 소폭개각 배경에 대해 "국정현안 점검과 총선, 쇠고기 파동으로 내각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못했다는 판단에서 책임지고 일할 기회를 부여하자는 의미와 국정의 연속성, 안정성, 고유가 등 국내외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실제로 현 내각이 본격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았으며 정부조직법이 개편되면서 부처가 통합되고 변화가 생겨 시스템 구축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며 "한번 더 기회를 줄 필요가 있으며 각료를 자주 교체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번 정치적 책임을 지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실장과 전 수석을 경질했을 때 이미 가닥이 잡혀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과 일부 여당내부에서도 경질을 요구한 강 장관의 유임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날 경제위기에 대한 총체적 책임자인 장관은 유임한 대신, 차관을 경질해 모양새를 갖추는 데 그쳤다. 이 대변인은 "현재 경제위기는 전세계가 공통으로 부딪히고 있는 문제"라는 시각을 밝혀 경제부처의 잘못보다 외부적 요인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차관 경질 이유에 대해 "물가관리 측면도 있지만 실무적으로 환율이라든가 기조의 설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있었다"며 "최종적으로 실무책임자인 차관을 경질한 것은 그런 여론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의 설명에도 이날 경질된 부처장관과의 형평성도 맞지않다는 지적이 인다. 이 대변인은 "지금 겪고 있는 경제 어려움은 세계 공통적 현상이다. 총체적인 경제문제를 책임진다면 모르겠지만 부분적 정책 미스가 있었다고 모든 걸 다 장관에 책임돌리는 것은 어렵다"며 "쇠고기 파동과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기대에 못미친 소폭 개각 이유를 설명하며 "SRM부위 잘라내는 것도 아니고…"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이 대변인은 "어디까지 책임의 범주에 넣을 것인가는 (몇명을 경질하느냐는) 계량적이거나 수치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의 몫"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