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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촛불의 불똥이 튀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부터 서울광장 잔디교체 작업을 진행중인데 이를 두고 촛불시위 방해 의도라는 의혹이 달렸기 때문. 더구나 서울시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3개 종교 집단에 '서울광장 잔디 교체작업이 완료되는 이달 20일까지 광장에서 종교행사 및 집회 등을 개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서울시청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오 시장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왜 하필 이 시점에 서울광장 잔디교체 작업을 하느냐는 게 이들의 비난 이유다. 여기에 통합민주당이 가세했다. 5일 대규모 촛불시위 참가 의사를 밝힌 민주당엔 서울시의 잔디교체 작업이 달가울 리 없다. 민주당은 사제단의 시국기도회에도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오 시장은 서울광장을 자신의 앞마당인 줄 오해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종교단체들에게 잔디교체 작업이 완료되는 20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종교 행사나 집회를 개최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는데 이는 잔디교체라는 미명 아래 평화적인 기도회조차 원천봉쇄하는 얄팍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오 시장은 서울광장을 자신의 앞마당쯤으로 여기는 미몽에서 하루빨리 깨어나라"면서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집회를 폭력과 불법으로 매도하고, 공권력을 남용해 선량한 시민을 폭도로 몰아친다고 겁먹고 물러설 국민이 절대 아니다"고 강변했다. 그는 "사제단이 도심 한가운데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고 있는 것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처음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시국기도회 탄압 기도를 중단하고 참회하라"며 "국민 위에 군림했던 독재정권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잘 살펴보고 국민과의 싸움을 포기하라"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김 부대변인은 앞서 2일에도 논평을 내고 서울시가 사제단에 서울광장에 설치한 천막 철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어처구니 없는 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초중고생, 주부, 노인, 국회의원을 탄압하고, 서울시는 촛불을 끄기 위해 수치심도 모른 채 행동대원 역할을 충직하게 하고 있다"면서 "오 시장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황당개그는 그만 접고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방해말라"고 핏대를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