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3일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5번째 정견발표자로 나온 정몽준 후보는 "한나라당 동지들은 내게 따뜻했다. 너그러웠다. 이 작은 선물이 그 증거다" 면서 네모난 물체를 꺼내들었다.

    정 후보는 "이게 뭔줄 아느냐, 버스를 타는 T머니 카드다"면서 "라디오에서 나는 버스요금은 70원이라고 했다. 마을버스를 탔을 때 700원이라는 기억이 입으로는 어찌 70원이라고 나왔는지… 어쨌든 나는 버스값 잘 몰랐다. 참으로 송구스러웠고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정 후보는 "그 후로 한 당원이 내게 T머니(교통) 카드를 줬다. '앞으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면 되죠'라고 위로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많은 것을 깨달았다. 실패로 끝낼 실수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힐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달 29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정 후보는 스스로를 서민이라고 하는데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공성진 후보의 질문에 "한 70원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정 후보는 이어 "인생에서 적잖은 실수를 저질렀다. 가장 뼈아픈 기억은 2002년 대선 때였다"면서 "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를 깼는가, 그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정치인이었다"고 규정했다. 정 후보는 "노 후보는 우리의 건국 역사, 시장경제, 한미 동맹 등 모든 것을 부정했다"면서 "그의 사전에는 부정론 밖에 없었다. 긍정의 힘으로 다가가는 내 정치는 노 후보의 거짓 정치에 부딪혔다"고 술회했다.

    정 후보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라는 당의 부름을 받았다. 솔직히 매우 두려웠고, 무작정 상경한 사람의 심경이었다"며 "많은 이들이 정치적 도박이라고 했지만 나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총대를 멨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함께 하고싶은 한나라당, 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다"면서 "죽기를 각오하고 죽어도 앞으로 나간다는 용기가 있는 리더가 한나라당에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는 오로지 대의원 여러분만 믿고 순진하게 이 자리에 서있다"면서 "정몽준을 선택하는게 변화의 시작"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