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설거지를 했다고 하는 건 영 곤란하다. 그것은 영 양심이 없는 얘기"라며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 논란과 관련한 책임을 완강히 거부한 데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지지자들 앞에 선 노 전 대통령의 연설장면은 노사모의 한 회원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을 KBS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가 다 해놓은 것을 했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그러는데 뭣 좀 모르고 하는 소리같다"면서 "분명히 우리는 (합의 도장을) 안 찍었고, 거긴(새 정부)는 찍었다"며 '책임없음'을 강변했다.

    이같은 노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전직 대통령의 책임떠넘기기' '부적절한 정치적 발언'이라는 논란이 확산되자 노사모에서는 동영상 제보자를 겨냥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스스로 제보라라고 밝힌 아이디 '안티조선OK'는 노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나 비서관 등 어떤 누구의 양해없이 편하게 촬영한 것이며 노 전 대통령의 말을 그냥 흘려 듣기에 아까울 것 같다는 순수한 생각의 발로였다"며 제보 경위를 설명했다.

    노사모 대표를 지냈던 노혜경씨는 "나쁜 의도였는지 아닌지는 알바 아니다"면서 "결과가 어떨지 뻔히 눈에 보일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약속위반"이라고 맹비난했다. 노씨는 "보도된 내용이 거북살스럽고 아니고를 떠나 노사모로서 신의를 깬 것이니 반성하라"고 주문하면서 "(제보자를) 어설픈 위로로 감싸는 것도 질타받아야할 일이며 이런 일이 안 생기게끔 매우 비난받아도 시원찮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노씨는 노 정권 하에서 국정홍보비서관을 거쳤으며 지난 2006년 피습사건으로 치료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60바늘 꿰맸다는 것을 보면 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노씨는 제보자의 경위설명이 노사모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게시된 점을 언급하며 "본인이 제보하고 게시판에 글쓰는 것은 개인의 무개념으로 끝나지만 노사모 대문에 걸어두는 건 전체의 문제"라고 주장했으며 이후 제보자의 해명은 메인화면에서 사라졌다.

    노사모 회원들은 특히 "대통령시절 백마디중에 한마디만 잘못해도 족벌언론들이 개떼처럼 달려들어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그대에게')" "노짱(노 전 대통령을 칭함)이 이야기한 내용이 정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던 적이 있었나. 왜곡 날조했던 게 한두번이 아니지 않느냐('korho')" 등 언론에 대한 노사모 특유의 적개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닉네임 '슬기둥'은 "기자를 믿느냐. 도대체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한 거냐"며 제보자를 몰아세웠다.

    한편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찬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pvpp4'는 "나라 망쳐놓고 자존심도 없느냐"며 비판했고 아이디가 'reddj1'인 네티즌은 "화를 푸시라"며 노 대통령을 비꼬았다. 반면 "원래 영웅은 당대에서 평가되지 않는다('debak4534')"는 등 노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