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0일자 사설 " '광우병 논문' 쓴 학자 말도 믿지 않을 건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논란의 시발점이 됐던 논문의 저자인 한림대 김용선 교수가 9일 "유전자 하나만으로 '인간 광우병'에 잘 걸린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유전자뿐 아니라 인종 간 차이로도 광우병 발생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광우병 환자가 워낙 적기 때문에 아직 발병 원인·과정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국내에 드문 광우병 전문 연구자 김 교수조차 '인간 광우병'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세력들은 TV와 일부 신문을 통해 "김 교수가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라고 밝혀냈다"고 선전해와 상당수 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는 게 지금 실정이다.

    이들 세력은 김 교수의 2004년 논문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부풀렸다. 김 교수 논문은 인체 내 '프리온 단백질'의 특정 부위 유전형(遺傳型)은 MM형·MV형·VV형 세 가지가 있는데 한국인은 이 중 MM형이 94%로 가장 많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한국인만이 아니라 일본·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MM형 비율이 90%가 넘는다. MBC 'PD수첩'은 이를 근거로 '한국인이 영국·미국인보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두세 배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미국인의 MM형 비율이 37~38%이고, 그동안 인간 광우병 환자는 MM형 유전자에서만 나타났다는 사실을 단순 곱하기 식으로 꿰맞춰 광우병 위험을 부풀린 것이다.

    그렇지만 전 세계 인간 광우병 환자 207명 가운데 동양인은 단 한 명뿐이다.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MM 유전자형 비율이 훨씬 높은데도 광우병 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 대해서는 앞으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유전자형만 갖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일부 세력들은 이런 객관적 사실에 대해서는 아예 눈과 귀를 막고 미국 소는 전부 '미친 소'이고 '미국 쇠고기만 먹으면 한국인은 전부 광우병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줄기차게 떠들며 국민을 세뇌(洗腦)하려 해왔다. 이런 거짓 선동에 겁 먹은 어린 학생들이 '저 아직 15년밖에 못살았어요'라고 쓴 피켓을 들고 촛불시위에 나서고 있다.

    엊그제 "광우병은 곧 사라질 질병"이라고 밝힌 과학자와 의사들에 이어 '광우병 논문' 저자까지 나서 '광우병 괴담'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면 진실이 어느 쪽인지는 거의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진실의 목소리가 더 크고 당당하게 들리도록 해 왜곡과 조작과 선동의 소리를 잠재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