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10일자 사설 "광우병 촛불집회 배후세력 누구인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어제 저녁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또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광우병 위험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에는 좌파단체와 인터넷모임이 대거 가담하고 있다. 광우병 위험을 괴담 수준으로 과장해 촛불집회를 개최한 세력의 주장과 행태는 국민의 건강을 염려한다는 순수성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여부는 본질적으로 과학과 의학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그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쇠고기 안전성에 관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의학계와 과학계 권위자들이 광우병의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림원 주최 토론회에서 과학자들은 광우병 위험에 관한 괴담들이 근거 없이 과장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모두 안전하다는 시각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있었지만 뇌나 척수 같은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안전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한 전문가는 없었다. “인간 광우병이 호흡이나 피부 접촉, 침 등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괴담이 비과학적이라는 점도 분명해졌다.

    이런 과학적 의학적 사실을 무시하고 광우병 불안을 확산시키는 것은 정치적 선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광우병 파동 이전부터 정치활동을 하던 단체들이다. 최초의 촛불시위를 기획한 ‘2MB 탄핵투쟁연대’라는 인터넷 카페의 운영 목적은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 무효’다. 6일 청계광장 촛불집회를 주도한 ‘미친소닷넷’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한 사람이 운영자다.

    일부 세력이 벌이는 ‘광우병 공포 세뇌’는 북한의 선전선동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북은 지난달 24일 평양방송을 통해 “이명박 역도가 미친소병 위험으로 미루어 오던 쇠고기를 아무런 제한조건도 없이 수입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주장한 뒤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에서는 식량난이 심각해 굶어죽는 주민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남쪽의 쇠고기 걱정은 나중에 하고 북쪽 주민의 주린 배를 채워줄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효순이 미선이’에서부터 광우병 괴담까지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의 코드는 친북 반미다. 대선과 총선 이후 무력감에 빠져 있던 이들이 대중의 먹을거리 공포를 자극하며 소요(騷擾)를 일으키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