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FTA를 보수·진보로 나누는 것이야 말로 낡고 참 한심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18일 KBS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나와 "FTA는 우리가 국제적인 경쟁 사회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의 하나"라고 한 뒤 "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는 보수 세력만의 과제가 아니고 진보 세력도 같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찬성하는 모습이 전통 민주 세력의 대표가 되기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여론에 "한심한 거다. 전통 민주세력이 뭐냐, 나 이상 전통 민주세력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가 정말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은 낡은 좌파를 전통 민주세력이라고 아직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정말 한심한 사람들이다. 전통 민주세력이 국민 사랑을 받으려면 역사 변화에 순응하고 역사와 변화에 앞서서 선도해 나갈 생각을 해야 된다"고 일갈했다. 

    손 대표는 이어 "아직까지도 70~80년대 낡은 좌파 생각을 갖고 거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그것이 전통 민주세력이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 전통 민주세력이 이제 21세기 새로운 시대에는 무슨 역할을 할거냐, 옛날 흘러간 옛날만 부르고 앉아 있을 거냐"고 강하게 반문한 뒤 "나는 진보야말로 역사가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는 것을 적극 수용하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진보다,(고 본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더 많은 분배를 하고 활발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인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을 진보가 수용하지 않으면 진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우리 당의 보수화라는데 뭘 보수화라고 얘기를 하는거냐"면서 "우리가 그동안 말만 앞세우고 이념 투쟁만 앞세웠기에 지난 대선, 이번 총선에서 이런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며 "보수화가 아니라 실제 국민 생활에 우리가 뭘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우리가 갖는 실천적인 능력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흔히 진보 하면 분배를 우선한다, (생각하는데) 그건 낡은 옛날식의 이분법적 사고다. 진보 세력이 그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국민에게 아주 냉혹하게 버림받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봤다"고 말한 뒤 "진보, 보수 논쟁이야말로 정말 낡은 사고방식이고 낡은 논쟁이다. 우리가 낡은 진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진보 세력의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 당권 도전 의향을 묻자 "사람은 자기 위치, 자기 주제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된다. 정치에는 들고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며 "내가 지난 1월 당 대표를 맡았을 때, 독배네 뭐네 이런 얘기가 있었지만 '누가 맡아도 맡아야 될 것이라면 그럼 내가 맡자, 내가 받자'(고 생각했다)"면서 "총선에서 정말 마음 속으로는 100석은 할 수 없을까, 이랬는데…국민들께서 엄정하게 이런 의석을 주신만큼 이것을 바탕으로 새롭게 당을 재정비하면 그것으로 내 소임은 끝난다고 마음 속으로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며 대표 경선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또 "지난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모든 행사에 다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는데 뒤에서 참 마음껏 축하를 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 자리에 내가 서야 되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니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새로운 출발을 할 때 좀 더 치밀한 준비계획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탈당해서 선진평화연대, 새로운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만들 생각을 했었는데 당시 대통합이라는 그 기운에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하고 상당히 일찍 합류했다. 그런 것들을 정치적으로 아주 치밀한 계획을 갖고 해나가지 못했다. 더군나 경선에 임하면서 경선 전략, 경선 룰 같은 것을 그냥 허술하게 생각하면서 바로 앞에 닥친 정치적인 문제를 치밀하게 도모하는 것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차기 대권도전 의향에는 "전당대회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개최하는가, 그것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제대로 하는가가 내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당 대표직을 맡고 나서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고민에)보이는 게 당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 탈당을 후회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계속 있었다면 차기 대권 도전이 더 용이하지 않았겠느냐고 묻자 "지금 그럼 한나라당 안에서 싸우는 사람 중에 하나로 껴 있었을거다. 탈당을 후회한 일은 없다"고 거듭 말한 뒤 "도저히 한나라당 안에서 내 뜻을 펼 수가 없고, 한나라당이 내 뜻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