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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1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외국인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미국인인 윌리엄 라이벡 홍콩 금융감독국 부총재를 부원장급으로 영입하고도 ‘특별고문’으로 역할을 한정할 수밖에 없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공무원으로 영입해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인인 데이비드 엘든 두바이 국제금융센터기구(DIFCA) 회장을 인수위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한 실용주의적 사고의 연장이라고 본다.
현행법으로도 외국인이 공무원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공무원법 26조3항은 ‘국가 공권력을 행사하거나 국가 보안 및 기밀에 관계되는 분야가 아닌 연구·기술·교육 분야에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격요건에 적합한 대한민국 국민을 찾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기간을 정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채용토록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 외국인의 공무원 임용은 원어민 교사 등 계약직 교원이나 연구원, 자문역 등 극히 일부 직종에 국한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는 이미 외국인 채용이 일상화하면서 혼혈주의가 순혈주의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2006년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의 10%인 약 10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외국인이다. 대기업의 58.5%가 글로벌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중 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유능한 한국계 외국인의 국내 취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국적법 개정을 추진키로 한 것도 글로벌 경쟁 시대에 인재 확보의 중요성 때문이다.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정부 부문이라고 다르지 않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경우가 아니라면 공무원 직도 외국인에게 폭넓게 개방하는 것이 시대정신에 맞다고 본다. 공직 사회가 우물 안 개구리 수준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자극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외국인의 공무원 임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하는 것이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