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제 18대 총선 공천을 2월 임시국회 이후 실시할 뜻을 내비쳐 당내 공천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강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늦어도 3월 9일 정도 까지는 공천을 해야하지 않을까"라며 시기를 언급, 1월 공천을 주장해온 박근혜 전 대표측 일부 인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강 대표는 "당이 일부러 늦게 하거나 일부러 빨리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했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1일 "정부조직법도 바꿔야 하고 각료들 인사청문회도 해야 하는데, 그 기간에 공천문제가 겹쳐버리면 국회가 안된다"며 2월 이후 공천 입장을 밝힌 데 이어 3월이라는 시기가 거론됐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사실상 이 당선자측 손을 들어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나경원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강 대표는 "총선은 그 시기가 지극히 전략적이고 현실정치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정치 일정에 따라 (공천시기는)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 있는 것이지 어떻게 '언제다'라고 학력고사 시험보듯이 그렇게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 실질적으로 권한이 없는 분들이 자꾸 말을 하는 것은 분쟁이 있는 것처럼 보일 소지가 있고 그런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해 이 당선자측과 박 전 대표측의 논쟁을 비판했다. 강 대표는 "총선 공천 문제는 책임있는 당무기구에서 논의 돼야 할 것이고, 그 당무기구는 최고위원회의"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없기 때문에 세심한 부분까지도 논의하는 총선기획단을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순(10일 내지 15일 사이) 이방호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 구성안을 만들어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나 대변인은 "결과적으로 이 당선자측의 의견과 새 정부 출범에 대한 당의 지원 부분도 고려해야 하고 공천이 투명하게 되지 않고 특정인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불식하려면 총선기획단을 마련해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향후 공천 일정과 관련해 나 대변인은 "이달 중순 정도에 총선기획단의 구체적인 안이 나오고 그 즈음해 출범, 총선 준비 및 기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강 대표는 "한 달 정도는 공천자가 선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3월 9일 정도까지는 공천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