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참패 뒤 '인적청산'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종무식은 최근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통합신당은 31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종무식을 열었는데 참석한 의원은 소속 의원 142명 중 8명에 불과했다. 오충일 대표 김호진 쇄신위원장, 추미애 전 의원, 정균환 최고위원 등을 포함, 총 참석인원은 13명. 행사장 주변에서는 "의원들 너무 안 왔네" "따로 인사를 나눌 것도 없겠네"라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 당 지도부는 물론 당 대변인마저 종무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인원이 적은 탓에 행사도 원활하지 못했다. 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참석자 13명 중 8명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말을 해야 했다. 

    이들의 인사말에서도 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당 내홍의 중심에 서 있는 김호진 쇄신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통합신당 대선 참패의 원인을 설명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당신은 어떻게 파산했소? 서서히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통합신당의) 대선패배는 4년 전 부터 서서히 진행돼 왔다. 재·보선에서 경고를 받았지만 파산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12월 19일 무너졌다. 파산은 아니더라도 패배했다"

    추 전 의원은 "확실하게 지지 세력을 엮어낼 기간이 짧았다"고 했고 정 최고위원은 "민주평화개혁세력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축은 형성했지만 알맹이는 없었다"고 평했다. 천 의원도 "사실 이번 대선패배는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라 수년간 반복돼온 민심이반의 결과다. 그때마다 반성과 쇄신을 얘기하고 추진해왔지만 현재까지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