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정책연대협약을 맺고 동반자선언을 했다. 이 후보는 한국노총과 10일 한국노총회관에서 정책협약식을 가진 자리에서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이 새로운 노·사·정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88만여명 조합원을 거느린 한국노총의 지지선언으로 과반득표를 목표로 삼고 있는 이 후보의 대세몰이는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정책협약식은 한국노동운동사상 처음으로 정당과 노동계의 정책협약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아졌다. 한나라당에서는 김형오 전재희 이주호 이한구 나경원 배일도 임태희 의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했으며, 한국노총에서도 각 지부위원장 등 주요 임원들이 함께 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1월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조합원 50만5614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23만6677명이 참가한 가운데 9만8286명(41.5%)이 선택한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7만3311표(31.0%),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6만5072표(27.5%)를 각각 획득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지지선언을 통해 "88만 조합원의 총의에 따라 이 후보를 당선시킬 것이며, 이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는 상호신뢰와 연대 원칙에 입각해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와 함께 한국사회를 노동자 권리가 존중되고 차별과 소외가 없는 선진사회로 만드는 노력을 함께 할 것이며, 노사관계 패러다임 전환과 더불어 노·사·정 공동체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경제활성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 확대하는 데도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노총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이 후보를 위한 적극 지지활동을 하게 되며, 한나라당은 집권할 경우 노동계 정책 이행을 위해 한국노총과 정례적 정책협의회를 운영키로 했다.

    이 후보는 한국노총의 지지에 대해 "노사정이 화합해 힘을 모은다면 어떤 역경과 세계환경 속에서도 능히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면서 "차기 5년은 노·사·정이 세계 유례없는 화합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것이며, 이 성과를 서민에게 노동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도 이념적으로 실용주의적 보수에 속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일을 해나가고 개혁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진보세력보다 더 개혁적으로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이 지지후보선택을 위해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했던 점을 언급하며 "항상 선거에는 지지자와 반대자가 있지만,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한나라당도 경선승복이라는 미덕을 발휘했듯, 한국노총 조합원도 함께하는 미덕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진보운동 세력이고, 한나라당은 정통보수 정당"이라면서 "진보와 보수가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며 정책연대의 의미를 담았다. 그는 "88만 조합원의 총의에 따라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한 전조직적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위원장으로서 90여만 한국노총 주인이 선택해준 길을 착오없이 확실히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노총회관 기자회견장에는 "2007 정책연대 승리, 노동자의 꿈과 희망을 열자"는 포스터가 붙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와 이 위원장은 각각 협약서에 서명한 후 교환하고 밝은 표정으로 나란히 포즈를 취했으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김영래 상임공동대표가 협약식의 증인으로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