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씨가 7일 대선 완주를 선언하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경천동지' 할 일"이라며 "더 이상의 정치행보는 사적인 욕심에 불과하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BBK 사건 검찰수사결과 발표로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이 해소됐고, 따라서 출마명분이 사라져 사퇴를 해야 할 이씨 행동이 납득이 안 간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날 아산 현충사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중심당과의 연대를 더 확대해 우리나라 정치를 혁신하고 주도해나갈 세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주장한 뒤 한술 더떠 "한나라당도 뜻을 같이 하면 같이 가는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자신의 대선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나 대변인은 "더더욱 납득이 안 되는 일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믿고 따를 것 같은 태도를 보이다가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는 점"이라면서 "이회창 후보가 출마 선언할 당시에는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으로 그에게 배가 12척 있는 것 같아 보였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한척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후보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이어 "이회창 후보의 출마는 결국 정동영 후보를 돕는 것이고 그것은 정권교체와 경제살리기를 바라는 국민 여망에 반한다는 것을 안다면, 이제는 이 후보가 그만 한나라당으로 복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평생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 살아 왔다는 이회창 후보의 평생이 무너질까 아쉽고 안타깝다. 이회창 후보를 위해 두 차례나 목숨 걸고 헌신 했던 동지들과 지지자를 생각해서라도 더는 가슴 아픈 행동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 정광윤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경준, 정동영, 이회창은 도박꾼이라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며 이씨를 '도박꾼'에 비유했다.

    정 부대변인은 "김경준은 숱한 사기와 위조를 통해 일확천금을 꿈꾼 희대의 도박꾼이고,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한 방'에 기대 승부를 걸어 왔다는 점에서 도박꾼에 다름 아니다"면서 "이들 도박꾼 3인방은 이명박 후보를 낙마시켜야 득을 볼 수 있다는 공통의 이해관계 때문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법관 출신으로서 검찰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자가당착 때문에 이회창 후보는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사의 죄인'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호남지역을 방문한 이씨는 후보사퇴 주장에 대해 "BBK 그 할아버지라도 내게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호기를 부리면서 "이회창이 여론 지지율만 보고, BBK 발표만 기대하고 대선에 나오려고 했다면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