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현재 미국이 40%를 넘는 세계문화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5대 강국으로 올라서야 한다"며 "문화콘텐츠 산업이 그렇게 돼야만 대한민국 경제 미래가 있다. 연 7%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문화산업포럼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3만달러 소득이 되려면 그만큼 문화수준도 올려야 된다"며 음반, 영화시장의 불법 다운로드와 복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는 최백호 이문세 박상원 박진영 정훈희 유열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연예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대한가수협회, 영화인회의,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주최측은 "역사상 최초로 열린 대선후보와 문화계의 간담회"라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또 지지율 1위 대선 후보와 인기 연예인의 만남이란 점에서 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 후보는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조직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문화계 종사자들의 권익보호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면서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지도자가 많으면 쉽게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예산지원과 관련한 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선거 때 어딜가도 예산을 얼마 더 올릴 수 있나고 얘기하고 대부분 해주겠다고 하지만, 문화관광부의 예산을 좀 올려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문화계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참석협회의 주요 관심사로 제기된 음원, 영사물 등 불법 다운로드와 복제 문제에 이 후보는 "다른 수준은 다 하락되고 소득만 오르면 존경받지 못하는 졸부가 아니냐"며 "소득수준만큼 문화수준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완벽한 정책을 세워 외국에서 볼 때 '이 나라는 지식산업도 정상거래가 가능한 나라'라는 신뢰받는 나라가 돼야 한다. 21세기 문화콘텐츠 사회에는 '사회적 자본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내가 여러분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도 뭔가 대가가 있어야한다"고 지지를 호소해 웃음을 유도했다.

    이 후보 간담회가 당초 계획보다 오래 진행된 탓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약 40여분간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주최측은 "행사가 석달전 기획된 까닭에 여야 대표 1인만 모시게 됐다"고 타 후보를 초대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정 후보는 마이크가 말을 듣지 않자 "마이크도 여권을 탄압한다"며 노무현 정권에 비판적 여론을 '탄압'에 빗대 주위를 어리둥절케 만들었다. 정 후보는 또 "마음이 급하다"면서 "이명박 후보 말보다 낫다면 주저없이 다음 정권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퇴장 이후 취재진이 대거 빠지면서 다소 김이 빠진 상태에서 정 후보는 간담회를 이어갔다.

    앞서 이 후보는 수유리 4.19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 "4.19 정신을 이어받아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 민주국가,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남겼다. 그는 또 4.19 혁명을 촉발시킨 고 김주열군 묘에 참배한 뒤 묘비를 어루만지며 "이 사람이 민주주의를 살린 사람"이라고 말했고, 4.19혁명 희생자 영위에도 분향했다.

    이 후보의 방문에 맞춰 4.19 관련 단체들이 이 후보 지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낸 플래카드를 걸어 눈길을 끌었다. 4.19묘지에는 "경제를 살려서 4.19정신 구현하자(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정신 승화시켜 선진일류국가로(4.19혁명공로자회)" "4월혁명정신으로 성공시대 개막하자(4.19민주혁명회)" 등 이 후보를 연상케하는 플래카드가 이 후보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