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및 후보단일화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양당은 19일까지 합당을 마무리 짓기로 지난 12일 합의했지만 시한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통합의 세부사항에 이견을 나타내면서 합의를 파기했다.

    이로써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의 1차 단일화 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2차 단일화를 통해 범여권 통합그림을 그렸던 정동영 후보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더구나 민주당 측은 정 후보와 통합신당이 합의사항을 뒤집었다고 비판하고 있어 정 후보의 리더십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인기 원내대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통합신당의 통합추진단장인 문희상 의원이 전화를 통해 주요 의결기구 구성 비율을) 7 : 3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면서 "통합신당과의 합당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유종필 대변인은 통합신당 측으로 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고 "민주당 지도부는 분노했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특히 최 원내대표는 정 후보를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와 제1당의 대표가 국민 앞에 약속하고 서명한 내용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며 "당 대 당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 후보가 어떻게 국가전체를 이끌 지도자가 될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번 협상결렬은 신당이 12월 대선보다는 대선 4개월 뒤 있을 총선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협상을 결렬시킨 통합신당은 12월 19일 치러지는 대선승리에 노력하기보다 내년 4월 실시되는 총선을 대비하고 있다"며 "총선에서 자기들 지분을 챙기겠다는 생각과, 어떻게 하면 자기들 위주로 공천할 것인가에 매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의 의미를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개개인의 총선을 위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고 매달렸다는 점에서 통합신당은 역사와 국민의 큰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측이 합당협상 결렬에 강한 반발을 하고 있지만 후보단일화마저 무산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 원내대표도 '후보단일화도 무산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는 통합과 후보단일화 두개가 묶여서 가는 것이니까…"라면서도 "후보단일화 문제는 내일 이인제 후보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최 원내대표는 "추가협상을 위한 최후통첩"이라고 말해 막판 합당 협상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