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이회창씨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 ‘방’(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이명박 대선후보가 ‘불쑥’ 방문해 권 의원을 ‘밖으로 끌어냈다’ 8일째 곡기를 끊고 있는 권 의원을 달래며 단식 농성을 중단 시킨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대위원장 임명장 수여식과 공공부문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이 후보는 곧장 발걸음을 국회 의원회관으로 옮겼다. 강재섭 대표, 김무성 최고위원, 남경필 이종구 김충환 김기현 정화원 이군현 김형오 박재완 박형준 의원 등 당 지도부도 권 의원의 단식을 중단시키려고 이 후보와 함께 총출동했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에도 권 의원을 찾아 단식을 만류했었다. 

    오전 11시 30분경 권 의원의 사무실을 찾은 이 후보는 신발을 벗고 권 의원 옆에 앉아 그의 어깨를 감싸며 “고생이 많다. 내 죄가 많다”며 단식을 중단하라고 당부했다. 수척한 모습의 권 의원은 이 후보에게 기대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후보는 “권 의원의 뜻은 당원에게도 전해지고 이 전 총재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며 “(이 전 총재의) 마음과 양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권 의원의 어깨를 토닥이자 권 의원은 “사이비 정권을 물리칠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라며 울먹였다. 이 후보는 이어 “동지들 뜻이다. 그러니까…”라며 권 의원을 부축해 일으키며 그의 보좌진에게 단식농성장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강 대표도 권 의원 앞에 놓인 책상을 치우며 “이제 일합시다”라고 권 의원을 다독였다.

    “생각해 주셔서 고맙다. 목숨을 바쳐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하는 권 의원에게 이 후보는 “의사 대기시키고 병원에 가서 검진 좀 받아보라”며 직접 의원회관 1층까지 부축해 차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이 후보는 권 의원에게 “후유증을 조심해야 한다”며 차가 출발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자리를 떴다.

    한편 이 후보는 김무성 최고위원과 권 의원을 부축해 사무실을 나오면서 같은 층에 있는 김기춘 의원 사무실 앞에서 “김 의원 있느냐”고 물었다. 김무성 최고위원과 김기춘 의원은 ‘친박(親박근혜)’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