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13일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회창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날로 단식 5일째에 접어들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실로 권 의원을 직접 찾아가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권 의원은 당분간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권 의원 측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측의 화해 분위기도 만들어 졌으니 단식을 그만 중단해 달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당분간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며 “권 의원의 단식은 이 전 총재가 출마의 뜻을 접어달라는 것이었다. 당내 사정이 달라졌다고 해서 이 전 총재가 출마를 포기한 것도 아닌데 단식을 그만 두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전날 대구에서 가진 중앙선대위 회의 직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권 의원의 단식을 중단해달라는 뜻을 전달하기로 결정했었다. 나경원 대변인은 “단식을 풀고 특보단장 본연의 임무에 충실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지도부의 의견”이라고 했다.

    단식을 강행하기로 한 권 의원은 이날 이 전 총재 자택으로 편지를 보내고 다시 한 번 이 전 총재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권 의원은 편지에서 이 전 총재를 깍듯이 “총재님”이라고 호칭하며 “지금이 돌아와야 할 바로 그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의 대선 패배를 뒤로 하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띤 채 전국을 누비는 총재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회환을 느끼고 있다”며 “총재님의 말씀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지금의 이 육체적 고통보다 더한 고통과 절망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구국을 위한 총재님의 깊은 뜻과 한나라당에 대한 고언이 이제는 온 국민과 당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라 믿는다”며 “그러니 더 이상 황량한 벌판에서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그만하시라. 총재님이 돌아오면 총재님의 깊은 뜻과 고언은 반드시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라는 희열로 승화될 것이다”고도 했다.

    그는 “어제 박 전 대표가 오랜 기다림과 애태움을 떨쳐내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제 총재님의 살신성인의 결단만이 남았다”며 “적들의 마지막 대공세를 앞두고 천군만마와도 같은 총재님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다. 지금 겪는 저의 이 육체적 고통이 크면 클수록 총재님께서 돌아오실 날이 하루 한시라도 빨라진다면 기꺼이 감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