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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유탄’을 맞게 된 한나라당은 마지막까지 이회창 전 총재를 설득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7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이 전 총재 불출마를 촉구하는 ‘결의 대회’ 형식의 의원총회를 갖고 “애당심을 발휘해 출마 입장을 거둬 달라”고 만류했다. 이 전 총재 대선 출마로 흔들릴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참석 의원들의 입에서는 한숨만 나왔다. 이날 오후 이 전 총재가 무소속 대선 출마를 공개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출마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는 김이 빠진 듯했다. 불출마 촉구가 ‘주’가 아닌 대선 후보 유고시 선거일 연기 등의 조항을 담은 정치개혁관련법 처리 촉구가 주를 이뤘다. 이 전 총재 측은 출마 명분 중 하나로 ‘스페어 후보론’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소속 의원들이 이 전 총재의 자택과 서울 남대문 사무실을 방문하기로 검토했지만 적절치 않다고 판단, 유보했다.
의총이 열린 국회 본청 앞에 모인 70여명의 의원들은 ‘대선후보 유고시 선거일 연기’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 ‘허위사실 폭로 금지’ ‘수개표 집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 전 총재 대선 출마로 ‘이명박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된 한나라당으로서는 대선 판세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이 전 총재 대선 불출마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명박 후보는 직접 이 전 총재의 자택까지 찾아가는 ‘성의’로 이 전 총재를 압박했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원내에서 한 목소리로 무소속 대선출마 부당성을 역설했다. 이날 의총에는 이 후보 측과 당 운영 방식을 두고 부딪치면서 이 전 총재와 연대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도 다수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결의문에서 “한나라당은 국민과 당원이 10년동안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좌파정권 종식과 정권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그런데 느닷없이 한나라당에서 2번이나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이 전 총재가 경선이 끝나고 후보 등록이 임박한 시점에서 갑자기 부모와 같은 한나라당을 버리고 탈당해 출마한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선문화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또 정계은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하고 출마하는 데는 최소한의 원칙과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원칙과 명분도 없이 출마하는 것은 국민의 정권교체 염원을 짓밟는 행위”라며 “국가 원로로서 역사적 소임과 국민의 염원이 무엇인지 통찰하고 애당심을 발휘해 출마입장을 거둬 달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신당은 대선후보의 테러를 바라는가’ ‘정치개혁법안 신당은 조속히 처리하라’고 적힌 플래카드까지 펼쳐 보이며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9월 터무니없이 특위 정수 재조정을 요구하면서 합의된 사항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정치관계법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줄곧 파행만 일삼아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후보 유고시 선거 연기 입법 ▲수개표 명문화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 ▲허위사실 폭로 금지 입법 등을 요구하며 “통합신당은 정개특위에 즉각 복귀해 정치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