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시절 한 교회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로 만난 신태순을 최근 다시 만나 사제의 정을 나누니 반갑고 감사하다. 

    오래된 얘기라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그 때 학생이 100여 명 정도 되었던 것 같고 중고등부 시스템은 일반 중고등학교와 거의 비슷한 체제였다. 그래서 그 때 학생들이 교회 교사나 학교 교사나 모두 스승으로 존경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당시 함께 일했던 부근 고등학교 교사가 학교 시스템을 교회에 도입하여 심지어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치렀다. 하지만 학생들은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모두 열심히 성경을 공부했다.
     
    몇 주 전 캄보디아 신태순의 부군 김태권 선교사한테서 메일이 왔다. 캄보디아 국방부 장교들 10여 명을 인솔하여 한국 방문길에 나선다는 것이다. 경비의 상당액은 한국의 교회들이 도움을 줘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바쁜 일정과 관계된 여러 교회들을 방문해야 하므로 우리 교회에 오리라고는 기대 밖이었지만 신 선교사가 장교들을 대동하여 평일에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그럼 와서 식사나 같이 하자고 했다. 

    그런데 밥만 먹고 헤어지는 것은 의미가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매 주 월요일 날 모이는 기도회를 요번 주만 목요일로 옮겨서 그 분들과 함께 예배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일정을 짰다.
     
    드디어 11일 오후 6시 캄보디아 국방부 한국방문단 장교들이 우리 교회에 왔다. 우리나라 군복과는 색깔과 모자 모양이 약간 다른 듯했지만 거의 비슷했다. 그래도 번쩍번쩍한 별을 단 장성급 장교와 여군 장교를 포함한 대부분은 영관급 장교들이었다. 비교적 한국 음식을 잘 먹는데 한 분이 약간 입맛에 안 맞는 듯 했다.

    식사 후 교회로 이동하여 우리 교회에서의 순서를 진행했다. 그들 일동은 찬송가 "예수사랑 하심은“을 캄보디아어와 한국말로 찬양을 했고 군인 가족 한 분이 한국어로 인사말을 했다. 인솔자인 준장이 대표로 우리 교회에 선물을 증정했다. 설교는 내가 한국어로 했고 김태권 선교사가 캄보디아어로 통역을 했다. 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어린이집 교실로 이동하여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준장과 나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한국에 오니 어디를 가나 환대해줘 매우 감사하다. 그 이유가 어디 있는가’를 나한테 묻는다. 나는 ‘그것은 예수의 정신이다.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이다. 주님은 섬김을 강조하셨다’고 했다. 이런 행위 자체가 바로 선교가 아니겠는가. 

    여러 교회를 방문했지만 사이즈로는 우리 교회가 작아도 받은 인상은 제일 깊다고 했다. 때마침 우리 교회는 의자를 새 것으로 교체하여 더욱 감동이라고 했다. 한국의 전통의상 한복을 차려 입고 온 가족이 있어서 그들은 개인별로 그 가족을 모델로 기념촬영을 했다. 그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했다. 식사를 대접해 주고 찬양을 하고 바이올린을 연주해 준 것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을 캄보디아에 돌아가서 국가에 보고하겠다고 한다. 우리 교회 성도들이 그들을 기쁨으로 영접해준 것과 또한 이들의 이동을 도운 새중앙교회 운전기사 집사님의 노고도 훌륭했다.
     
    이들은 한국에 와서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뜨거운 가슴을 안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육군3사관학교, 군선교연합회, 전쟁기념관, 경복궁, 남대문시장, 청계천, 국방부, 극동방송, 63빌딩, 서울랜드, 대신테크노타운, 현대자동차중공업, 포스코, 인스파월드 그리고 각 교회를 돌며 예배와 한국의 기독교 문화를 이해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태권 선교사의 이 사역이 캄보디아에 복음이 꽃이 활짝 피는 촉매제가 될 것 같은 강한 '필'을 받으면서 우리 모두는 주 안에서의 만남을 기뻐하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