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통령 선거 출마설로 여의도가 들썩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대선출마설에 대해선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 전 총재 지지자들과 정통 보수 단체들 사이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정치권이 시끄럽다.


    대선 출마설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시기는 한나라당 경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며 이명박 대선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간의 이전투구가 치열해질 무렵인 8월 즈음이다. 우파진영 내에서 만신창이가 된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를 대신할 후보로 이 전 총재가 출마해야 한다는 말이 돌기 시작한 것.

    이어 박 전 대표가 패배한 뒤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설은 정통 보수진영에서 급격히 확산됐다. 경선을 치르며 뉴라이트계와 정통보수 진영은 선호하는 후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공식적으론 양측 모두 중립을 주장했지만 뉴라이트계가 이 후보에 관대했고 정통 보수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박 전 대표가 경선에서 지자 '강력한 대북정책'을 이행할 이 전 총재가 우파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 일부 정통 보수진영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때부터 일부 정통 보수 단체는 공공연히 이 전 총재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녔다.

    특히 최근 대선이 2개월 밖에 남지 않자 이들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 모임인 ‘충청의 미래’(대표 박석우)는 23일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이 전 총재 제17대 대선후보 출마 추대대회’를 가진다. 이들은 이 후보가 출마를 선언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24일에는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와 300여 정통 보수 단체가 개최하는 '대한민국 사수 국민대회'에 이 전 총재가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의 일부는  이 전 총재의 참석이 확정되면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을 독려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듯 하다. 박형준 대변인은 23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이 전 총재도 그것은 이미 근거없는 이야기라는 의견을 표현한 바가 있다. 국민의 오로지 한 가지 여망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중도보수세력이 단합해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며 이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단합을 깨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경계는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