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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코너에 몰렸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에서 초반 4연전과 '수퍼 4연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정동영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을 계기로 한풀 꺾인 모양새다. 여기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협공이 이뤄지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무엇보다 도덕성을 제1 무기로 내세운 통합신당에서 '구태'로 낙인찍힌 것은 정 전 장관에게는 큰 타격이란 평이다. '나만 한 게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경찰수사가 정 전 장관에게 집중되면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정 전 장관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10일에는 그의 외곽조직도 압수수색했다. 더구나 이번 경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모바일 투표에서 손 전 지사에게 1등을 내주며 대세론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열린 서울·경기지역 합동연설회에서도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정 전 장관을 '구태'로 몰아세웠고 두 후보 지지자들은 정 전 장관 연설 도중 "후보 사퇴하라" "세계 최초의 박스떼기" 등의 아유를 했다.마지막 연설회에서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정 전 장관은 "세 후보가 정상적 연설회를 가질 수 있도록 결단한 두 후보에게 뜨거운 박수와 성원을 보내 달라"며 '화합'을 강조하려 했지만 두 후보 지지자들로 부터 "후보나 사퇴해라"는 야유를 받았고 1차 모바일 투표에서 1등을 한 손 전 지사에게 "축하드린다"고 말한 뒤 "세계 최초의 디지털 민주주의며 세계가 보고 있다"고 하자 관중석에서는 "세계 최초의 박스떼기"라는 야유가 다시 나왔다. 그러자 정 전 장관도 언짢은 듯 "손 후보가 열심히 꼭짓점 댄스도 추고 당을 열심히 홍보한 것에 감사한다"고 비꼬았다.
정 전 장관은 1위 후보의 여유를 보이려고 애썼다. 그래서 연설 도중 두 후보 지지자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비난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그가 이 후보를 비난할 때 마다 두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와) 똑같다"는 야유를 보냈다.
1차 모바일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손 전 지사는 이날 연설에서도 정 전 장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자신이 모바일 투표에서 1위를 한 것을 언급한 뒤 "국민들이 나서서 부패하고 타락한 조직선거, 동원선거로 부터 대통합민주신당을 구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조직선거와 동원선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선대본부를 해체하고 자원봉사로 휴대전화 참여 캠페인을 벌인 손학규의 손을 국민들이 들어주신 것이고 깨끗한 손, 깨끗한 정치를 손들어주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의식한 듯 연설 마지막에 "나 손학규는 어떤 기득권도 차지하지 않겠다. 대선승리를 위해 손학규를 버리겠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조건없이 경선에 끝까지 참여해 당의 대선승리를 이끌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오직 당을 살리고 민주개혁을 살리기 위해 선거대책위원장을 하라면 하고, 후보 수행원을 하라면 수행원을 하고, 운전하라면 운전대를 잡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총리도 정 전 장관을 겨냥해 "이런 경선을 놓고 우리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우리가 깨끗하지 않고 도덕적이지 않고 이명박 같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사람을 이길 수 있겠느냐. 어떻게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겠느냐"면서 "정말 더 이상 이런 추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나는 정치를 하면서 이번 경선처럼 제도가 잘못돼 있고 타락하고 구태정치가 재연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비판한 뒤 "지금 우리는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 뭘 잘못하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 전 장관을 향해 "명의도용을 하고 불법 동원하는 것은 참여정치를 부정하는 것이고 범인을 도피시키고 영장집행을 저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후보로는 반칙왕 이명박 후보를 절대 이길 수 없고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간의 성과를 이을 통합의 정부를 만들지 못하면 민주개혁진영은 무능하다는 평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의 이런 연설에 정 전 장관 측 지지자들도 "내려와라"는 등의 야유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