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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측 한 관계자는 4일 "지난 수퍼4연전(광주·전남, 부산·경남) 경선에 경기·인천 지역이 포함돼 있었고 경선결과가 지금과 같았다면 드롭(drop·중도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인천은 손 전 지사가 승리를 가장 자신할 수 있는 곳이다. 친노의 본거지인 부산·경남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에게 뒤진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겨냥한 발언이다. 사실상 이 전 총리는 끝났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측도 지난 8차례의 경선에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경기·인천 지역이 빠져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초반 4연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상태에서 경기·인천 경선을 치렀다면 승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손 전 지사 측이 현 경선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가 이 전 총리와 손잡고 경선룰 변경을 요청한 것도 이대로 경선을 치를 경우 정 전 장관을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그러나 남은 8개 시·도 경선을 한꺼번에 치르는 '원샷 경선'을 한다 해도 손 전 지사 측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모바일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 역시 손 전 지사가 유리하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캠프를 해체하고 자원봉사단 만으로 뛰고 있는 손 전 지사 측은 지금 어떤 심경일까.앞서 거론한 것처럼 손 전 지사의 상황은 좋지않다. 2위를 달리지만 남은 8개 지역 경선에서 손 전 지사가 확실히 이긴다고 자신할 수 있는 곳은 경기 지역 뿐이다. 인천도 자신 못한다고 한다. 현재 정 전 장관과의 표 차이는 1만3274표다. 투표율이 20%를 밑돌고 있고 앞으로 있을 경선의 투표율도 크게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손 전 지사가 경선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운 표차다.
게다가 정 전 장관은 대세론을 타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상황이고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더 큰 문제는 손 전 지사 측의 전투력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경선이 사실상 조직선거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손 전 지사의 자금력이 열악해 선거운동에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광주선거 전에 조직 쪽에서 '돈이 떨어졌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 전 지사가 추격의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최근 손 전 지사를 돕던 한 초선 의원은 정 전 장관쪽으로 이동했고 '동교동 지원설'의 동력이 됐던 설훈 전 의원도 선거캠프가 해체된 뒤 활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광주·전남 경선 결과에 대해 손 전 지사 측은 "정말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만족은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원들의 큰 이탈은 없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이 관계자는 "정동영한테 지면 쪽팔려서 안된다는 생각이 크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동영한테 질 수는 없다. 그런 생각 때문에 그만 두고 싶어도 자존심이 상해 끝까지 가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는 이 전 총리 측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 측은 경선국면을 뒤집을 2~3개의 카드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경선에서 손 전 지사 카드가 얼마나 여론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