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아파트 분양 건설회사들이 정식 청약기간인 1-3순위내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기다렸다가 선착순 계약을 노리는 일명 '4순위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외곽 아파트의 경우 청약 가점제, 재당첨 금지 조항 등의 영향으로 순위내 통장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 청약률은 저조한 반면 미계약분을 대상으로 한 선착순 계약에서는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양주시 고읍택지지구에 분양을 했거나 분양을 앞둔 건설회사들은 '4순위' 선착순 계약자 모시기에 경쟁이 붙었다. 순위내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결국 선착순 계약에서 분양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신도종합건설의 경우 지난 달 17-19일 청약을 마친 후 지난 달 27일까지 2천350명의 사전예약을 접수하고, 현재 3층 이하 저층부에 대한 예약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는 3순위 청약에서 총 738가구중 84가구가 미달됐었다. 

    회사 관계자는 "송파, 광교 등 인기 신도시 분양이 대기중인데다 가점제가 시행되면서 점수를 높이기 위해 통장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며 "통장과 무관한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1대1 마케팅을 벌이며 선착순 계약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5일 양주 고읍지구에서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동시분양에 들어가는 한양, 우미건설, 우남건설 등 3개사도 마찬가지다.

    한양의 경우 최근 사전 예약자만 2천여명을 받아뒀다. 정식 계약률이 부진할 경우에 대비해 들어둔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분양 회사 관계자는 "청약은 3순위 마감이 목표지만 순위내 계약률은 40-50%선에 그칠 것 같다"며 "통장을 안쓰고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선착순 계약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남건설은 지역 주민 등 1천500명의 고객 명단을 확보해놓고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우미건설도 홈페이지 '관심고객'으로 등록한 3천여명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업체들이 이처럼 선착순, 일명 '4순위' 계약자에게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 수도권의 경우 청약 경쟁률은 낮더라도 사전 예약자를 중심으로 한 선착순 계약에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 진접지구 동시분양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초 3순위 청약에서 미달사태를 빚었으나 정식 계약이 끝난 후 입주후 전매가 가능한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계약률이 오르고 있다. 

    중대형을 분양한 신도종합건설의 경우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계약률이 75%까지 올랐고, 신영도 60-70%선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건설의 경우 10년 전매제한이 되는 중소형만 분양됐음에도 불구하고 70%선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선착순 계약을 늘리기 위해 청약이 끝난 후 곧바로 2천여명의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동호수 추첨을 한 결과 300여가구 모집에 1천5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도시와 택지지구 분양이 줄줄이 대기중이어서 수도권 외곽의 경우 통장사용을 꺼리는 대신 무순위와 선착순 계약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며 "앞으로 그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