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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직접 ‘한반도 대운하’ 홍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후보는 20일 첫 방송연설에서 대운하를 “뱃길”로 표현하며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임 부각시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구전 홍보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밤 KBS 방송연설에서 “우리 국민 다수가 운하를 본 일이 없다. 어떤 분들은 운하를 만든다고 하니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생땅을 파서 물을 흘리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도 있다”며 “그렇지 않다. 한강과 낙동강 그 가운데 떨어진 40km만 연결하면 540km의 뱃길을 만들 수 있다”고 ‘대운하’가 갖고 있는 토목공사 이미지를 희석시키려 애썼다.
이 후보는 “21세기에 환경을 파괴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네덜란드나 독일, 벨기에, 미국에서 운하는 오히려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21세기에 운하는 19세기 식으로 물류만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운하는 물을 풍부하게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이 모자랄 때는 물이 썩는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도 마찬가지다. 물이 많으면 물이 맑아진다”며 대운하의 친환경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는 “기상변화에 대해 세계가 고민하고 있다. 유럽도 그래서 운하를 다시 늘리고 있다”며 “자동차가 다니면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지 아느냐. 운하는 도로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5분의 1로 줄인다”고 말했다. 그는 “운하는 내륙지역을 발전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대구, 상주, 문경, 충주, 광주, 나주도 내륙을 연안과 같이 발전시킬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나라 강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강이 정비되면 그 주변은 그야말로 관광자원이 된다”며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고 강길을 따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도 있다”고 경제적인 측면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파리의 센강도 운하다. 바다에서 배가 센강까지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는 아름다운 센강만 연상했지 그것이 운하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지적받아 온 대운하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대운하는 민자사업이다. 여기에 드는 14조원 예산은 정부 예산을 전혀 쓰지 않는다”며 “유럽이나 두바이 같은 데서 투자하겠다고 찾아온 사람들도 벌써 있다. 경제성이 없는데 그들이 투자하겠느냐. 대운하는 미래를 생각한다면, 누가 집권하더라도 해야 하는 사업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이것(대운하)을 일방적으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국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 국내외 세계적인 전문가들로 하여금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를 놓치면 그 일이 더 어려워진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다”며 “지금은 정권을 교체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실패 세력을 국가발전세력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 이제 산업화시대도 민주화시대도 뛰어넘는 ‘2008년 신발전체제’를 열어야 한다”며 “이 타이밍을 놓쳐 버리면 녹는 아이스크림처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리더는 장보고 같은, 광개토대왕 같은 강력한 글로벌 리더라고 할 수 있다”며 “경제를 아는 사람과 정당이 집권하면 경제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고 경제회생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유인촌 “물길 따라 각 지역 문화도 소통할 것”
탤런트 유인촌씨도 이날 KBS라디오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운하가) 토목공사로 이 나라를 망친다, 뭐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나는 그것을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싶다”며 “물길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길을 따라서 각 지역의 문화가 소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 후보 서울시장 재임시절 서울문화재단의 대표이사를 맡는 등 대표적인 ‘친(親)이명박’계 문화예술인으로 통한다. 그는 “새로운 문화가 그 물길 주변에 만들어지고 또 그것이 우리 문화가 한 단계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는 과정으로, 아마 여러분은 5년, 10년, 20년 세월의 때가 흐르면서 훌륭한 또 다른 새로운 문화의 차원을 맛보리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냥 70년대식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경제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정이 넘치는, 가족 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문화가 바탕이 된 경제 대한민국으로 가자는 것이 한나라당이 계획하고 추진하는 문화정책의 기본 골자”라며 “사람이 우선이 된 문화정책을 뚝심 있게 밀어 줄 지도자가 누구라고, 어느 당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19일 MBC에 출연해 첫 방송연설을 할 예정이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원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28일로 연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