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에 초점을 맞춘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대선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20일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EU(유럽연합)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반도 비핵화만 실현되고 북한이 개방한다면 한반도 경제성장은 물론 세계, 동북아 경제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 협력에 중점을 둔 ‘21세기 새로운 한-EU관계를 향한 선언’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주최 오찬 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경직된 이념의 틀 속에서 벗어나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국가경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에 한국과 EU는 굳건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유럽 미국, 아시아 간의 삼각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삼각협력’의 토대를 만드는 데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의 열정과 실천력이 유럽의 ‘규범적 힘’과 ‘지적 리더십’과 합쳐질 때 새로운 시대를 향한 ‘통합과 컨버전스’는 실현가능한 목표가 되리라 믿는다”며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지원 및 대(對)EU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EU국가들의 한국 내 투자환경 대폭 개선 ▲환경 에너지 긴급구호 테러 등 21세 글로벌 아젠다 협력 강화 ▲문화와 교육 교류 확대 통한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 확산 ▲북한 비핵화 이후 대비 EU와의 협력 강화를 5대 협력분야로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EU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당면한 한-EU FTA가 원만하게 체결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EU국가들의 국내투자환경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며 “더 많은 EU의 기업들이 국내진출을 결정할 수 있도록 ‘투자 천국 한국’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對)테러 분야와 반(反) 확산을 위한 유럽과의 안보협력을 확대하겠다”며 “PKO(평화유지활동)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한국과 EU간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창의적인 기여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참고해 가칭 ‘한-EU 문화르네상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청소년 및 교사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인적교류를 확대하겠다”며 “유럽의 대표적 평화교육기관들과 협력해 ‘평화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북핵문제 해결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는 연설이 끝난 뒤 한반도 평화를 위해 EU가 할 역할을 묻는 질문에 “유럽 국가들 중 전통적으로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나라들이 있다. 독일을 위시해 몇 개 나라가 있다”며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들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6자회담 참여 국가 이외에 유럽 국가들이 북핵 포기에 협조해주면 한반도 통일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세계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했을 때 유럽 국가들이 임금이 싸고 노동자 수준과 질이 좋은 북한에도 투자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유럽 국가와 북한 양자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