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화합’의 분수령이 될 ‘이명박-박근혜 회동’을 앞둔 박근혜 전 대표 측의 표정이 복잡하다. ‘이-박 회동’을 계기로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해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경선 이후 지적해 온 이명박 후보 진영의 ‘당 장악’에 대한 불만도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박 전 대표 측은 6일 ‘화합이냐, 분열이냐’는 전적으로 이 후보에게 달려 있다며 “진정성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표 경선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일 회동은 어디까지나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이야기하는 순서다.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에게 특별한 요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김 의원은 이어 자신의 ‘당권·대권 분리’ 요구를 ‘공천권 보장’ 등으로 받아들이며 비판하는 이 후보 측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박 전 대표 측에서 자리를 요구하거나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이 잘못 돌아가는 것 같아서 할 말을 한 것뿐인데 다른 것을 요구한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당이 공정한 시스템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논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 전 대표 측 한 의원은 “내일 두 사람이 만나 얼굴을 붉힐 일이 있겠느냐”면서도 “두 사람이 (회동 이후) 웃을 수 있을지는 이 후보 측에 달려있다. 어느 정도까지 화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저쪽(이 후보 쪽)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끝나지 않을까 싶다. 공개적인 모임이니까 자리 얘기 등 구체적인 것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 후보도 자신의 구상을 이야기하면서 도와달라고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 진영에 대한 불만도 여과 없이 표출했다. 그는 “(당권·대권 분리에는) 공천 문제도 깔려 있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선거가 끝나면 당헌 정신을 살리겠다는 선언적인 말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 측이 당을 장악하려 한다는 게 보이니까 문제 삼는 것 아니냐. 후보가 제왕적 총재처럼 행동하고 후보 주변 사람들이 후보 이름을 팔아서 마음대로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는 “솔직히 공천 문제가 있지만 대선이 먼저이기에 원론적으로 당권·대권 분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대선이 끝나고 나면 당권·대권 분리 원칙을 지키겠다고 하면 되지 왜 트집을 잡느냐”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