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한심하다.

    난공불락의 장애물을 앞에 두고 싸울 수 있는 장수를 뽑아야 하는 한나라당이 여태까지 이(李)·박(朴) 후보 캠프가 서로 벌여왔던 싸움판의 질이 별로 좋지 않아 매우 걱정하는 국민들도 많았었고, 그래서 일부 국민들은 이제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해야 되겠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온 이즈음, 같은 편에서 상대후보를 나가라느니 사퇴하라느니 하면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처참한 난장판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태까지 벌였던 네거티브는 어쩔 수없이 이기기 위하여 사투를 다하는 권력지향 게임이니 그거는 그렇다손 치고, 아니 어떻게 같은 당(黨) 경선후보를 사퇴하라고 기자회견까지 할 수 있는가. 또 이명박 후보의 예비후보 등록까지도 취소하라고 요구할 수가 있는가.

    경선출마를 포기하라고 공개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무모한 발상일뿐더러 민주주의 선거 제도자체를 부정하는 매우 잘못된 행태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李)·박(朴) 후보의 싸움은 혈투를 넘어 ‘파멸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느낌이다. 혈투는 그렇다손 치고, ‘파멸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는 측은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박(朴) 후보 캠프의 일부 인사들이다.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되, 싸움이 끝나면 동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바로 같은 당(黨)의 당원동지애가 아닌가. 한나라당은 대통령 꿈만 있고, 당원들의 애당심은 없다는 뜻인가?

    박(朴) 캠프는 싸움이 끝날 때를 생각하지 않고, 갈 때까지 가버린 막가파식의 길을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야 되겠는가.

    지금까지는 치고받고 하는 모습이 그런대로 허용할 수 있는 양측의 과오라고 이해하고 있지만, 김무성을 비롯한 박(朴) 캠프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면서 이명박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모습은 가히 총만 들지 않았지 무시무시한 민주주의에 대한 방임적(放任的) 도전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박(朴) 캠프에 묻노니,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할 이유가 무엇인가?
    도곡동 땅은 검찰에서 수사할 일이고, 사법부에서 판단할 일이다. 박(朴)후보 캠프인사들이 어떻게 같은 당(黨) 경선후보를 사퇴하라, 말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

    당(黨)지도부도 싸움을 말리면서 판 깨지 말라고 강력 경고를 발(發)한 것이 무려 몇 번이었던가? 후보 사퇴 결격사유는 사법부나 한나라당 지도부가 당헌당규에 의해 판단해야 할 문제다.

    경선에서 합법적 절차로 이명박 후보가 경선 룰에 의해 선택이 되지 않는다면, 자연히 전면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 아닌가. 또 박근혜 후보도 합법적 절차로 경선 룰에 의해 선택되지 않는다면, 전면에서 사라져야 될 것이 아닌가.

    며칠만 기다리면 네분 중에 한분은 선택되고 세분은 자유의 몸이 된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경쟁 기본 원칙이다.

    경선에 의해 선택된 분은 또 다른 부자유와 고통과 멍에와 형극의 길인 본선이 기다리고 있다.

    경선 룰에 의해 이명박 후보가 선택되지 않도록 박(朴) 후보 캠프가 최후의 일각까지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과 정상적인 득표방법으로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보기도 좋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 득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은 명확관화(明確觀火)한 일이 아닌가.

    치열한 검증이 의미하는 것은 합목적적이자, 합리적 검증의 극대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상대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인격훼손이나 사실이 아닌 음해, 모략, 중상 등으로 상대후보를 인격 살인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우매하게도 경쟁상대를 일방적으로 그만두라느니 사퇴하라느니 하면서 기자회견하는 태도는 같은 당(黨) 경선후보 캠프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훼손시키는 행위다. 이래가지고 차기총선에서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국회의원에 입후보할 수 있겠는가. 유권자들은 이(李)·박(朴) 캠프에 산재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대후보를 이유 없이 사퇴하라고 기자회견까지 하는 모습은 자칫하면 자기에게 게임이 불리해지니까 밥상을 뒤엎을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박(朴) 후보 캠프의 일부인사가 벌였던 이명박 후보사퇴 요구 기자회견은 전략과 전술이 지극히 원시적인 무모한 일로 평가될 것이다.

    박(朴) 후보 캠프 일부 인사들의 자중자애를 바란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