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씨는 지난 9일, 자신이 김정일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면 이야기가 잘 풀리고 남북관계도 통 크게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자랑삼아 늘어놓았다고 한다.

    그는 통일부장관 재직 시 방북했을 때 김정일과 만난 내용을 기자들에게 소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이 성격도 소탈하고 솔직하여 시원시원하게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공통된 스타일이라고 낯간지러운 말을 서슴지 않고 자랑삼아 해대고 있으니 이러는 정동영 씨의 속셈은 다른데 있는 것 같다.

    그가 방북하고 와서 바로 김정일을 통 큰 지도자라고 하늘 높이 치켜 올려 세우던 말이 기억난다. 또 이번에는 회담을 통 크게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한마디 했으니 정동영 씨의 ‘통 크게 시리즈’가 드디어 나온 셈이다. 정동영 씨의 말에서 가끔은 김정일을 마음속으로 숭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대통령이 되려고 북측에 환심을 사려는 듯한 대선주자들이 만약에 있다면 이는 매우 낯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위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현대사 즉, 1950년 6.25남침이후 우리 국가는 수난의 과정을 겪어 고통스러운 역사로 점철되어 남북이 분단되었다는 역사인식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통일부장관이었던 정동영 씨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책임질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그 당시 김정일을 만나고 온 후 제일성이 바로 “김정일은 통 큰 사람”이라는 듣기에 거북한 말이었고, 김정일을 추켜세웠던 정동영 씨의 언행에서 무언가 몹시도 들떠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대한민국을 방문했던 북한 대표단을 만났을 때 태극기 배지도 거꾸로 달고, 동지! 동지! 불렀던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의 모습은 한마디로 정동영 씨가 대한민국의 통일부장관인지 아니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통일부장관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당시 정 통일부장관은 많은 국민들이 알기를 원했던 김정일과의 단독 대화록을 결코 밝힌 적이 없었다. 그 당시 많은 국민들은 남북대치상황에서 주적인 김정일과 독대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그리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과연 단독대화를 했을 때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았을까 에 대해서 궁금증이 증폭되었던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방북했던 세 분은 지금까지도 아무 말이 없다.

    그런데 정 전 장관이 드디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니 무언가 보여주려는 듯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과 김정일이 만나면 이야기가 잘 풀리고 남북관계도 통 크게 진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대화가 있었다고 자랑삼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정동영 씨는 은연중에 남북관계를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정략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과거 통일부장관 재직 시 남북경제협력공사 설립을 정동영 씨는 독자적으로 실행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동영 씨의 남북경제협력공사 설립 계획은 노 대통령에 의해서 제동이 걸렸었다. 그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북한에 전력 송출 제안을 비롯하여 일방적 퍼주기식 협력 자세를 선도했던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왔었다.

    이제 그가 대통령이 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이 순간 정동영 씨가 김정일을 만난 것이 대통령되는 데 커다란 역할이 되어줄 것을 아마도 그의 마음속에서는 크게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다. 정동영 씨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명한 국가관과 헌법관을 밝힐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정동영 씨는 통일부장관 재직 시에 영토조항까지 바꾸자고 최초로 거론했던 대한민국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