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YTN 주최로 열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간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모두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략했다. 

    토론 중간 중간 "박근혜 전 대표가 사실이 아닌 것을 전제로 질문하기 때문에 답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거의 습관적으로 경험을 안해봐서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을 피해가는 것 유감으로 생각한다"(박근혜 전 대표) 며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경준 사건'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가 "CEO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 전 시장의 경영능력에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공격하자, 이 전 시장은 "온 세계로부터 인정받는데 딱 한 분 박 전 대표에게 인정 못받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경제분야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였지만 실질적인 정책토론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후보간 공방 역시 새로울 것이 없는 재탕식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 강행군을 잇고 있는 후보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마저 묻어났다.

    처음 시도된 네티즌이 직접 토론회에 참여하는 UCC토론은 색다른 느낌을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 장면 1 = '이명박 서울시 부채 감소 논란' 이 전 시장은 재임시절 서울시 부채를 3조원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런 이 전 시장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서울시의 산하기관인 SH공사의 부채가 6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박 "이 전 시장 캠프에서도 인정한 바 있다. 이것은 지도자의 정직성에 관한 문제다.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정부예산을 20조원 줄이겠다는 주장도)믿기 어렵지 않겠느냐"

    "좋은 질문 같기도 한데 내용을 잘 파악 못한 것 같다." "박 전 대표가 기업경영에 경험이 없으셔서…" "자산이 늘어난 것을 보지 않고 부채만 늘어났다고 하는데 부채는 줄었다."

    "부채가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말은 어폐가 있는 것 아니냐? SH공사 부채를 제외한 것은 기업으로 보면 분식회계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국가부채를 어떻게 축소할 것이냐"

    "누가 자료를 잘못 뽑아준 것 같다. 예산을 다뤄본 사람은 잘 안다. 박 전 대표가 분식회계라는 용어를 썼는데 기업에는 있을 수 있지만 행정에는 분식이란 용어가 맞지 않다. 행정자치부가 서울시와 관계가 좋지 않지만 표창도 했다."

    "무조건 몰라서 그렇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상당히 유감스럽다. 신문에도 보도됐지만 이것은 분식회계라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 장면 2 = '박정희, 운하건설 지시 공방' 이 전 시장은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고 박정희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했었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박 전 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 정책비전대회에서 "아버지때 검토했다가 폐기했다"는 박 전 대표의 주장을 꼬집었으며, 박 전 대표는 "증언이 있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6·28 토론 때 박 전 대표는 '운하는 아버지 시절에 검토했다가 폐기했다'고 말했지만 실은 박 전 대통령이 66년 경부고속도로 건설 했을 때 운하를 검토하다가 보류했지만, 77년 신형식 건설부 장관에게 운하건설계획을 본격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폐기가 아니라 적극적이었다. (박 전 대표가) 몰라서 그렇게 말한 것인지 아니면 토론하다보니 그런건지…"

    "그 당시 총리 지낸 분들이나 관계자로부터 그 때 검토하다가 폐기한 조치라는 증언을 들어서 그렇게 말했다"

     (80년 건설부가 미 공병단과 산업기지개발공사에 의뢰해 실시한 '남한강주운계획 예비타당성조사 요약보고서'를 내보이며) "그렇게 된 게 아니고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은 것이 보고서에 나와있다. 여기에는 예산이 약 1조원 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총 예산이 4조원이었지만 그래도 미래를 봐서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본격 검토했지만 서거했기 때문에 중단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통찰력에 감탄한다.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확인해보겠다. 증언 들었기 때문에…"

    "어느 총리가…(증언했나). 참고하시고 아버님 하신걸 따님이 단호하게…(부인할 수 있나)"

    ◇ 장면 3 = '박근혜 탈당 논란'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꼽히는 2002년 탈당 문제를 꺼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탈당으로 2002년 대선이 더 어려웠던 것 아니냐고 따졌고 박 전 대표는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당 개혁 주장이 받아들여져 당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2002년에 탈당했고 이회창 후보가 두 번째 도전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당을 나가 (이회창 후보와)경쟁하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그것이 2002년 선거에 미친 영향이 어땠을까. 탈당 안했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당시 내가 개혁을 요구했고 정당개혁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내놓은 안이었다. 집단지도체제 도입, 당권-대권 분리, 재정투명성안 등을 냈는데 핵심적 요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나로서는 더 이상 당에 있을 수 없었다. 나중에 당이 (개혁주장을)받아들여 누구보다 이회창 후보 열심히 도왔다"

    "당시 직책이 부총재였다. 부총재는 당에 남아 민주적 당 운영에 대해 관철시켜야 한다. 받아들여지지 않아 탈당하고 미래연합을 만들어 6월 지방 선거 때는 한나라당과 유세대결도 했다. 한나라당과 반대되는 입장에 서 있었는데 큰 도움이 안 된 것 아니냐?"

    "그때 (당을)만들고 한 달 됐는가… 지방선거에 몇 군데 출마시킨 것도 비례대표 몇명되고서 별로 되지 않았다. 한나라당에 별로 영향을 미친 것도 없다. 한나라당이 (내 개혁주장을)더 빨리 받아들였다면 더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 장면 4 = '이명박 말 바꾸기 논란' 박 전 대표는 '한반도 대운하' '신혼부부 집 한 채 제공' 등 공약과 '서울시 부채'주장에서 계속 말을 바꿨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질문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고 받아쳤다.

    "이 전 시장은 지난 토론회에서 걸프전 당시 직접 이라크에 가 근로자를 철수시켰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증언이 나오니까 82년 이라크 전쟁과 착각했다고 했는데 82년도 사실이 아니라는 증언이 있다. 경인운하도 토론회 때는 반대했는데 찬성한다고 말을 바꿨고 서울시 부채도 사실과 다르고 신혼부부 집 한 채 공약도 말이 바뀌었다. 이렇게 말이 바뀌면 국민이 지도자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박 전 대표가 질문을 할 때 보면 사실을 전제로 묻는 게 아니고 사실과 다른 것을 전제로 물어 답변이 어렵다. 말을 바꾼 것이 아니다. 서울시 예산절감은 누차 얘기했다. 박 전 대표가 행정을 실제 안 해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 문제는 더 논란을 할 필요가 없다"

    "거의 습관적으로 안 해봐서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을 피해가는 것은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