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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이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대역전극'을 노리는 박근해 전 대표 측의 마지막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는 경선 막판 박 전 대표의 '히든카드'가 분명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고 박 전 대표가 내놓을 마지막 카드가 무엇일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 25일 '경선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는 분위기인데?'라고 묻자 "과연 그럴까?"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과연 그럴까? 그렇게 될까?"하고 재차 되물었다. 한참을 생각한 뒤 "(이 전 시장이)쉽지 않을 것이다. 경선 전 두 번은 더 출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당 경선이 예상과 달리 차분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결국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당내 대다수 관계자들의 관측이고 경선 막판 판세를 뒤흔들 카드는 결국 박 전 대표가 꺼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경선국면이 이 전 시장이 다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박 전 대표가 대권행 티켓을 이 전 시장에게 호락호락 넘기진 않을 것이란 점에도 공감대가 크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권력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그냥 손 놓고 이 전 시장에게 대권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가 꺼낼 히든카드는 무엇일까?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카드는 '당 지도부의 불공정 경선관리'와 '이 전 시장의 금품살포 및 향응제공 등 불법선거행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박 전 대표는 3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안병훈·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물론 캠프 고문들과 자신을 지원하는 의원들을 모두 불러 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돈 선거 이야기가 들리는데 클린 선거를 위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철저히 잘하자"고 주문했다.
자금력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이 전 시장 측을 겨냥한 발언으로 사실상 이 전 시장 측의 불법선거행위 적발을 지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선이 박빙으로 진행되면서 결국 승패는 두 후보의 자파 선거인단 동원능력에 달렸다는 관측이 크고 이 과정에서 금품살포나 향응제공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만일 선거인단 동원을 위한 특정후보 측의 금품살포나 향응제공 의혹이 터질 경우 판세는 급변할 수 있고 후보에게는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이런 주문과 동시에 캠프는 함승희 클린선거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이날부터 각종 불법선거행위, 특히 금품살포, 선거인단 매수, 향응제공, 조직동원 행위 적발을 위한 전국망을 구축, 가동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최근 등산회와 친목회, 동창회 등의 이름을 빙자한 버스대절 및 식사 등 향응제공, 조직동원 등과 관련한 첩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선대위에서는 각 당협별로 24시간 감시연락망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중앙선대위와 전국 당협을 연결하는 직통라인을 통해 밀착 감시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돈 살포 같은 불법선거 적발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박 전 대표는 지난 1월 강재섭 대표가 마련한 대선예비후보 조찬 자리에서도 "당이 부정부패 오명으로 망할 뻔 했고 (나는)그것을 깨고 살아왔다"며 "따라서 경선과정에서 어떤 불법이 있어서는 안되고 그런 일이 있다면 후보가 사퇴해야 하고 그런 일에 관여한 사람은 출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당 지도부의 불공정 경선관리 카드 역시 경선을 뒤흔들 요인으로 꼽힌다. 모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를 "바보같다"고 비판했고 이 전 시장 캠프를 향해서는 "아마추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의 불공정 경선관리를 이번 경선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꼽았다. 이미 고진화 의원이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줄세우기와 당 지도부의 불공정 경선관리를 주장하며 경선을 중도하차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가 특정후보에 치우쳤고 다른 후보에게 불공정 경선 주장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불공정 사례는 여러 건 발견됐다"고도 했다. 현 지도부에 이 전 시장 측 인사들이 대다수 포진해 있고 경선룰과 후보 간 합동연설회 및 TV토론회 등을 두고 박 전 대표 캠프를 비롯, 원희룡 홍준표 의원까지 당 지도부의 편파성을 주장하고 있어 '당 지도부 불공정 경선'논란은 경선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