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 친인척 주민등록초본 부정발급 유출 연루 사건으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구도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박 캠프측이 정부 기관의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유출에도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핵심관계자인 방석현 교수가 수자원공사로부터 대운하 보고서를 빼내는데 적극 개입한 사실이 경찰 구속영장에서 드러났다고 17일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 

    박 전 대표측은 캠프 관계자들의 '탈선'이 잇따라 밝혀짐에 따라 검증공방에서 수세에 몰리게 된 반면, '이명박 죽이기' 정치공작 주장에는 더욱 힘이 쏠리며 이 전 시장측이 주도권을 잡아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연일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의 타당성을 문제삼거나, 부동산 문제의 의혹을 제기하던 박 전 대표측의 검증공세도 주춤해졌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원칙'이나 '정도'가 이런 것이었느냐"는 푸념과 "그쪽에서 검증 주장은 더 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아냥도 박 전 대표측에 쏟아진다.

    이 전 시장측 진수희 대변인은 17일 "정권 차원에서 야당후보를 죽이려고 제작한 대외비 문서를 불법적 방법으로 빼내고, 이를 언론에 적극적으로 유포한 것이 다른 당도 아니고 바로 같은 당 경쟁후보측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은 물론, 정권의 대야당 음해 및 분열공작에 편승하면서까지 오로지 경선승리와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해온 박 전 대표 캠프가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장광근 대변인은 △ 법률특보 정인봉 주도의 '김유찬 사건' △ 마포팀 핵심 방석현 주도의 '대운하 보고서 유출사건' △ 비선조직의 핵심 홍윤식 주도의 '주민등록초본 유출사건' △ 곽성문 의원 주도의 '8000억 X파일 사건' 등을 나열하면서 "도대체 박 전 대표 캠프의 네거티브 작업의 처음과 끝은 어디냐"며 개탄했다.

    장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의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서 밝히라고 강력히 주장해왔던 박 전 대표였다"면서 "캠프의 온갖 부도덕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증은 당 검증위에서 하는 것'이라는 뒤늦은 말이 어리둥절하지만 다행스럽다"며 "네거티브 전략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는 교훈을 함께 새기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