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던 전여옥 의원의 12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 선언에 대해 박 전 대표 진영은 예견했던 일이라며 무시했지만 언짢은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 전 대표가 지지율 역전을 자신하며 피치를 올리는 순간 전 의원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위기다. 김영선 의원은 전 의원의 행동에 대해 "얼떨떨하다"고 했다. 17대 총선 직전 전 의원을 영입한 최병렬 전 대표는 머쓱한 듯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답했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들은 전 의원을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였다. 전 의원 관련 질문을 던지면 대다수 관계자들은 답변을 꺼렸다. 굳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답변이었다.

    그러나 김용갑 의원은 달랐다. 전 의원과 국회 상임위원회(통일외교통상위원회)활동을 함께 한 김 의원은 전 의원에게 크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12일 박 전 대표의 서울지역 당원간담회장에 참석한 김 의원은 전 의원의 이 전 시장 지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한숨부터 크게 내쉬고는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그런 사람은 이제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 인터넷에서 보니까 댓글의 95%가 전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면서 "그렇게 신의가 없는 사람은 이명박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처음에 비판했다가 찬양하고 다시 비판하고…"라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사람이 신의를 지켜야지…"라고 한 뒤 거듭 "그런 사람은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전 대표는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시키니까 신발을 거꾸로 신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의미에서라도 박 전 대표를 대통령에 꼭 모셔야 한다"면서 "당원, 시·도지사, 시장, 군수, 도의원에서 국회의원까지 오늘 이후 모두 박 전 대표를 도와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