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측 서청원 상임고문을 향해 "자숙해라"고 충고했다. 4일 울산을 방문 중인 이 전 시장은 전날 서 고문이 "이 전 대표가 의원 시절에 포철 회장에게 땅을 사달라고 했다더라"고 주장한 데 대해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 그런 무책임한 얘기를 공개석상에서 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서 고문은 자숙해야 될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울산시당에서 가진 지방기자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 발언이 울산까지 (영향을) 미쳤느냐"며 가볍게 응대한 뒤 "즉각 상대방(김만제 전 포항제철회장)이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으니 더 얘기할 게 없다"면서도 "무엇이 그리 조급해서, 무엇 때문에 같은 당 후보를 없는 말까지 만들어 공격하느냐"며 비판했다.

    전날 서 고문은 인천당원교육대회에서 "이 전 시장이 1994년 국회의원 시절 포철회장을 세 번이나 찾아가 서울 도곡동 땅 1983평을 사달라고 했다”며 "'(도곡동 땅이) 내 땅인데 포철에서 사달라'고 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김만제 전 포철회장은 즉시 "그런 일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회장은 "나도 대구에서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내가 먼저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이 전 시장은 "서 고문은 전직 대표출신이고, 정치자금을 사용(私用)했다는 일 때문에 구속까지 됐던 분 아니냐"면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나타냈다. 그는 "서 고문도 한나라당이고, 전 대표였으니 (당에) 애정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서 고문 자신을 위해서도 자숙했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너나없이 다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해야하기 때문에 경선에서 너무 지나치게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면 좋아할 사람은 상대당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전날 김덕룡 의원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고 얘기했다. 그 얘기는 어떻게 같은 집안 안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지적한 것"이라며 "올바른 지적"이라고 예를 들었다.

    앞서 이 전 시장측 대변인인 박형준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 진영의 홍사덕 선대위원장과 서 고문 발언에 대한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비록 비리에 연루돼 탈당 선언을 하고 공천에 떨어져 탈당하는 등 당에 누를 끼쳤어도 많은 당원들은 이 두 분이 이번 경선에서 원로로서의 역할을 하길 기대했다"면서 "도를 넘어선 과열 경선을 말리고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위치에 있는 분들이 오히려 네거티브 공세에 앞장서고 있는 데 서글픔마저 느낀다"고 개탄했다.

    박 의원은 또 "경선 이후까지를 걱정해야 할 분들이 경선을 '분열의 늪'이 되게 만들고 있다"면서 "자기 상품 팔 생각은 안 하고 남의 상품 흠집 내어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불공정 행위는 이제 그만 두자"고 촉구했다.[=울산에서]